“경력직만 뽑는 세상” 사회초년생 평생소득 13.4% 줄었다

한은,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고용’ 보고서 발표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최근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늘리면서 사회초년생이 기대할 수 있는 평생 소득이 13% 이상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한은 조사국 채민석 과장과 장수정 조사역은 4일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고용’ 보고서에서 “경력직 채용 증가로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청년들의 고용 상황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이 경력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20대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모형 분석 결과,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비경력자 비중이 큰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44%에서 34%로 10%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30대는 54%에서 51%로 3%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사회 초년생이 30년간 경제활동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때의 생애 총취업 기간도 경력직 채용 증가 영향으로 21.7년에서 19.7년으로 2년 줄었다.

그 결과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생 소득을 연 5%의 금리로 할인한 현재 가치 역시 3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3.4% 감소했다.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데 따른 영향도 분석했다. 비경력자 구직 노력이 30% 낮아지는 경우를 시뮬레이션해 보면 20대 청년 고용률은 현재보다 5.4%포인트 하락하면서 30대와의 격차가 1.1%포인트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럴 경우 생애 총 취업기간은 1.6년 더 줄고, 생애 소득의 현재 가치도 10.4% 감소한다.

한은은 “청년층이 경력직 채용 증가라는 노동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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