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기회 동시에”…국내 태양광 업체 ‘트럼프 스톰’에 복잡한 셈법

‘反친환경’ 트럼프, 태양광에 우호적 입장
美태양광 성장 지속, 中견제도 韓에 기회
한화솔루션·OCI 등 韓기업 현지진출 속도


한화큐셀이 2013년 하와이에 건설한 태양광 발전소 [한화큐셀 제공]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국내 태양광 산업과 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달라진 에너지 정책과 더욱 강경해진 대(對)중 견제 등이 맞물리며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있단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트럼프 스톰’이 국내 태양광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反)친환경 발언과 정책을 쏟아내며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그는 “말도 안 되고 엄청나게 낭비적인 그린 뉴딜을 중단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정책 ‘그린 뉴딜’의 종료를 선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태양광 산업에 대해선 후보 시절부터 “태양광은 멋진 산업”, “확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상대적으로 우호적 입장을 드러내왔다. 특히 트럼프 경제팀의 키맨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하고 있어 정책적 불확실성이 낮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미국 태양광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용량은 210기가와트(GW)다. 미국 태양광 발전 용량은 5년간 연평균 4%씩 확대돼 2029년에는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40GW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단기 에너지전망(STEO)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믹스에서의 태양광 발전 비중은 2023년 4%에서 2024년 5%, 2025년 7%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 용량이 석탄 화력발전 용량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가 국내 기업에 큰 기회 요인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에서는 태양광 부문에서 세액공제 축소 및 폐지, 무역관세 강화 등을 언급함에 따라, 신규 태양광 프로젝트 수익성이 줄어들고 보급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태양광 부품 제조 기업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로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단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값싼 제품을 내세워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빠르게 잠식,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제품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외 시장에서의 태양광 부품 저가 경쟁은 치열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사업 확대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솔라허브’ 구축에 3조원 이상을 투입, 미국 조지아에서 태양광 밸류체인 전체를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안에 완공 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모든 체제가 갖춰지면 연간 1조원 규모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생산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OCI홀딩스는 태양광 발전 여건이 좋은 텍사스를 거점으로 태양광 관련 사업을 확대 중이다. 전체 규모는 5.2GW(ESS)에 달한다. 아울러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현지 합작사 설립을 비롯,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하는 등 비(非)중국 태양광 밸류체인 확장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셀 원료(폴리실리콘) 생산 외에도 태양광 패널, 태양광 단지 개발 등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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