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공사 못해” 입주 앞두고 공사비 309억 올린 장위4구역 [부동산360]

장위자이레디언트, 예정대로 3월 말 입주예정
공사비 증액 절차…비례율 105%대로 감소할 듯
84㎡ 입주권 최고가 13억원대 거래, 상승 전망은


4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장위자이레디언트 공사 현장. 해당 단지는 3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될 에정이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시공사와 갈등을 겪던 서울 성북구의 재개발 아파트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가 공사비를 309억원을 증액하는 절차를 밟으며 계획대로 내달 입주할 전망이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장위4구역 재개발 조합이 대의원회 및 총회에서 309억원의 증액안 확정을 추진하고 있다.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1층 31개동 총 2840가구로 조합원 1026세대, 일반분양 1330세대, 임대 484세대로 구성된 단지다. 지난해 9월께 시공사인 GS건설이 공사원가 상승, 설계사 파산 등을 이유로 공사 중지 예고 호소문을 붙이면서 입주 지연 우려가 커졌다.

당시 시공사는 722억원 증액을 요구했고 서울시의 중재로 240억원으로 진행되는 듯했으나 마무리되지 못했다. GS건설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조합은 최근 309억원 증액안을 긴급이사회에서 통과시킨 상황이다.

조합 운영 경험이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입주 전 공사비 증액은 재개발 사업의 관행으로 여겨지는데 물가 상승으로 원가가 높아져 최근 사업지들의 증액 폭도 높아졌다”면서 “입주 지연 시 일반 분양자들이 조합(시행사) 쪽에 소송을 걸고 조합원들도 이주비대출 이자부담 등 배상금 문제가 있어 조합들도 울며 겨자먹기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장위자이레디언트 단지 모습. 김희량 기자


재개발 아파트는 입주 시 1차 분담금(가청산)을 낸 뒤 해산총회 결과에 따라 2차 분담금이 추가될 수 있다. 이번 증액에 따라 입주권을 소유한 조합원들은 공사비 명목으로 평균 3000만원을 추가 분담하게 될 전망이다. 일반분양이 끝난 단지의 경우 이미 계약이 완료돼 해당 증액분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없어 조합원이 추가 비용을 부담한다.

조합원별 분담금은 비례율에 따라 헌 집(종전자산)의 권리가액이 산정된 후 결정된다. 이때 비례율은 총수입(분양 수입 등 종후자산가격)-총비용(건축비·금융비 등 사업비)를 종전자산가격으로 나눈 것이다. 공사비는 보통 총비용의 70~80%를 차지한다. 이 비례율이 100%일 경우 종전자산(헌집)의 가치와 종후자산(새집)의 가치가 같다는 의미인데 100% 아래일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장위자이레디언트는 309억원 증액안 확정 시 현재 118% 수준인 비례율이 105.6%로 내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율은 추가 분담금과 연동될 수 있어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된다.

해당 지역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장위자이레디언트는 국평 기준(전용 84㎡) 조합원가 4억5000만원 수준으로 입주 후 매매 시 14억원 정도 가격이 예상된다. 다만 최근 거래 절벽 여파로 입주 후 가격 상승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권의 최고가는 6월 거래된 13억2103만원(21층, 84㎡)이다. 이날 기준 올해 거래된 입주권은 전용 59㎡ 2건으로 각각 10억4500만원(18층), 11억원(17층)에 거래됐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장위자이는 분양가상한제로 실거주 의무(3년 유예)가 있는 매물”이라며 “달에 한 건 정도 거래가 이뤄지는 수준인데 저희는 ‘가격이 잠들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향후 매도 시 14억원 정도를 예상했던 조합원들은 9억원 아래로 수익이 내려가게 될 것”면서 “다음 달이 입주니 곧 추가 분담금이 재산정돼 공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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