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멕시코 관세 유예에 낙폭 줄여
단기금리 상승·장기금리 하락…안전자산 선호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까지 전면적 관세 부과가 연기됐지만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언으로 주식·채권 시장이 불안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롤러코스터 같은 흐름을 보였다. 이날 3대 지수 주가는 급락으로 출발하다 멕시코 관세 유예 소식에 낙폭을 줄인 상태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2.75포인트(0.28%) 내린 4만4421.9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5.96포인트(0.76%) 밀린 5994.5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235.49포인트(1.20%) 떨어진 1만9391.96에 장을 마쳤다.
한편, 미국 국채 수익률도 혼조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와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로 중·장기 채권 수익률은 하락하고 단기물은 상승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 4.567%에서 약 4.541%로 하락했으며,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금요일 4.812%에서 4.771%로 하락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4.265%에서 4.268%로 올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주식시장 흐름은 인플레이션과 장기적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금융 시장이 향후 2년간 예상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2.7% 이상이라며 최근 수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말에 발표된 것과 같은 광범위한 관세는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광범위한 관세 부과로 최종재뿐 아니라 여러 중간재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주식시장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가 일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고 단기적인 혼란을 초래할 수 있지만 시장 반응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은 미국 경제를 활용해 다른 나라들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 전략이 미국에도 많은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NYT는 또 “트럼프가 결과적으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더라도 그의 정책으로 발생하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은 무역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확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새로운 공장에 투자하고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에밀리 블랜차드 다트머스 턱 경영대학원 교수는 관세가 국제 시장에서 미국의 비중을 낮춰 “미국이 가진 힘의 토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함으로써” 미국 경제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관세를 자주 사용할 경우 기업들이 위험을 낮추기 위해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