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관련 대출로 부실 위험↑
금감원, 자본건전성 등 검토 나서
지난해 11월 말 상호금융권 기업대출 비중이 50%을 넘어가는 가운데, 건설 및 부동산 기업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며 2금융권 건전성 제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최근 5년간 상호금융권에서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기업대출 비중이 급격히 증가해 저축은행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의 대출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진단과 함께 금융당국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자본 건전성과 충당금 적립 적정성 등 집중 점검에 나섰다.
4일 한국은행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신협의 기업대출 비중은 70.06%로 상호금융업권 내에서도 가장 높았다. 새마을금고가 58.75%로 뒤를 이어 저축은행(58.23%)보다 높았다. .
이는 상호금융업권이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저축은행과 유사하게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추구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가계부채 관리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5년 새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기업대출 비중은 증가율도 두드러진다. 2019년 새마을금고의 기업대출 비중은 31.48%에 불과했으나, 2023년 57.41%으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신협의 기업대출 비중도 44.69%에서 67.51%로 상승하며 저축은행(62.26%)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말 상호금융권 기업대출 비중이 50%를 넘어가는 가운데, 건설 및 부동산 기업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며 건전성 제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헤럴드DB] |
상호금융권의 기업대출 확대 속에서 특히 부동산 및 건설업 관련업 기업대출 비중 증가로 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 농협미래전략연구소가 지난 1월 발표한 ‘통화정책 전환기 농축협 대출 건전성 관리 방안’에 따르면 상호금융업권의 2024년 6월 말 총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54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은행, 보험, 증권, 저축은행, 여전사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이며, 전체 부동산 PF 대출총액(216조5000억원) 중 2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특히 상호금융업권의 부동산PF는 대출건전성은 은행이나 보험사보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보면, 2023년 말 5.1%였던 상호금융업권 부동산 PF 대출 고정 이하여신비율은 2024년 6월 말 19.7%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저축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다. 총여신에 대한 부실채권의 비율을 가리킨다. 비율이 높을수록 금융기관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 전문가들은 상호금융권의 본래의 사업 취지를 되살려 기업대출 비중을 50%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상호금융은 조합원 예탁금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 등 우대정책 혜택을 받고 있어 상호금융 본래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 [연합뉴스] |
금융감독원도 연말 결산을 앞두고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최근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 단위조합 중 건전성 지도가 필요한 일부 기관을 선정해 현장검사 실시했다. 또 저축은행 20여 곳을 대상으로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필요한 4곳을 선정해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나머지는 경영진 면담을 진행했다.
금감원은 작년 1·2차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통해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에 상응하는 충당금 적립을 지속해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