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리버하임 국평 22억 수준
‘똘똘한 한 채’ 선호 심화 영향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단지 [네이버 거리뷰 캡처] |
한때 ‘강남4구’로 불렸던 동작구의 대장 아파트들이 가격 ‘급락’을 맞고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은 재건축 단지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동작구 흑석동의 대장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했다. 2년 전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20억원을 돌파했지만 이젠 ‘20억 클럽’도 유지도 버거운 상황이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92㎡는 지난해 12월 29일 21억40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7월 같은 평형의 아파트가 27억5000만원에 팔린 것보다 6억1000만원(22%)이나 떨어진 값이다. 지난 3일에는 84.75㎡가 같은 시기보다 4억5000만원(16%) 떨어진 23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 단지의 국평 매물은 호가가 최저 22억원 수준으로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동작구는 앞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 뒤를 잇는 주요 상급지로 언급됐다. 정부가 2016년 부동산 투기 과열로 인해 최초로 강동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강남4구’가 처음 대두됐지만, 흑석뉴타운 개발 등으로 동작구 가격이 강동구를 앞지르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여기에 대장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하임의 국평 84㎡ 거래가가 20억원을 돌파하면서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영등포구·성동구 등 ‘20억 클럽’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대장 아파트부터 가격이 빠지고, 다른 아파트도 동반하락하자 그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흑석동의 롯데캐슬에듀포레는 지난해 12월 28일 전용 84㎡짜리 아파트가 17억9500만원(20층)에 거래됐다. 직전 10월까지 18억원대에 거래되던 매물이다. 59㎡는 지난해 12월 30일까지 16억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5일 15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16억원대에서 15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외 대규모 세대가 밀집해있는 아파트 단지도 하락 폭은 점차 커지고 있다. 동작구 노량진동의 신동아리버파크는 2021년 14억2500만원으로 최고가를 썼던 114.75㎡짜리 아파트가 11억5500만원으로 2억7000만원(18%)가 떨어졌다. 동작구 상도동의 상도더샵1차 아파트고 101.99㎡ 평형 아파트가 2022년 16억500만원에서 13억8000만원으로 2억2500만원(1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강남3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가격에서 힘이 빠지는 건 자산가들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 심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같은 서울 내에서도 최상급지와 그 이외 지역의 가격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지역과 상품에 따라 부동산 양극화 양상도 더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래미안원베일리아파트는 전용면적 133.95㎡(28층)이 106억원에 거래돼 가격이 평당 2억원을 넘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가격동향에 따르면 전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전주(-0.04%) 대비 0.01%포인트 더 하락한 -0.05%를 기록하며 하락폭이 확대된 반면, 서초와 강남, 송파 등은 각각 0.03%, 0.01%, 0.09% 증가하며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작구는 전주 대비 -0.01%를 기록했으며, 그 전 주에는 -0.03%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3째주 이후 5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혁우 우리은행WM영업전략부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주요 자치구 거래량은 감소한 반면 12월 기준 강남3구 평균가격이 8월 대비 두자릿수 상승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해 볼만 하다”며 “‘똘똘한 한채’를 선택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