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에 16조원, 기술 내재화가 성장 동력
매출 20~25% R&D…AI로 또 한번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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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네이버 주최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단(DAN)24’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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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국내 인터넷기업 최초로 ‘연 매출 10조원’ 역사를 새로 쓴다. 지난해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연 매출 10조원 달성이 확실시된다. 최근 12년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6조원을 쏟아부으며 원천 기술을 내재화한 ‘기술 투자’ 성공 방정식이 네이버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12년간 16조원 투자…기술 내재화로 성장 기반=5일 ICT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 예정된 네이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연 매출 10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각종 규제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공세 속에서도 네이버는 국내 포털 중 최초로 ‘10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무엇보다 연구개발에 아낌없는 비용을 투자해, 핵심 기술을 내재화한 것이 네이버 성장의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네이버가 투자한 연구개발 비용은 약 16조원에 육박한다. 최근 5년만 봐도 ▷2019년 1조959억원 ▷2020년 1조3321억원 ▷2021년 1조6551억원 ▷2022년 1조8091억원 ▷2023년 1조9926억원으로 매년 연구개발 투자 비용이 늘었다.
내재화된 기술은 새로운 서비스 도입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네이버의 성장 주축이 된 검색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2000년 당시 대부분의 포털이 웹사이트를 찾아주는 서비스만 제공할 때 사전, 뉴스, 웹 문서, 사이트 등 다양한 정보를 카테고리별로 보여주는 ‘통합검색’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또 자주 검색하는 키워드와 연관된 정보들을 지식그래프 기술을 활용,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제공하는 ‘지식베이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개인화 인공지능(AI) 검색, 검색 주제별 문서 묶음 ‘스마트블록’ 등 검색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는 관련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국내 광고 시장 둔화에도 네이버의 지난해 3분기 검색 플랫폼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1% 증가, 10개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했다.
네이버 모바일 메인의 일평균 체류시간은 지난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12월 17일) 기준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66%를 기록, 구글을 2배 이상 앞서있다.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성장을 이끄는 플랫폼 생태계 역시 적극적인 기술 투자가 기반이 됐다. 네이버는 자체 개인화 추천 기술 ‘에이아이템즈(AiTEMS)’를 2017년부터 개발해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초저지연 재생 기술이 적용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고객 응대를 자동화하는 AI 기술 등을 바탕으로 판매자가 네이버에서 더 효과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배송 서비스를 넓히기 위해 고도화 중인 ‘물류 얼라이언스 모델’에도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매출 20~25% 규모 R&D 투자…AI로 또 한 번 진화= 나아가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접목해 또 한 번 서비스 진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해 개최된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24’에서 “네이버는 원천 기술인 검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국내 시장을 지켜왔듯이, 국내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매출의 20~25% 규모의 R&D 투자를 통한 기술 개발은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간지능’ 기술을 고도화해 네이버지도 서비스를 새로운 ‘슈퍼앱’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검색과 생성형 AI 결합도 본격화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네이버의 새로운 검색 기능 ‘AI 브리핑’이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검색 결과를 AI가 요약해 참고한 문서들의 출처와 함께 보여주는 서비스다.
기업 고객(B2B) 사업을 통한 AI 기술의 새로운 수익화 방안도 마련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자체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기업용 상품인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도입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NHC(National Housing Company·국립주택공사)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에도 착수하며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D에 매출의 20~25%를 10여년 간 꾸준히 투자하는 사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드물다”며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한 네이버는 검색, AI 등의 기술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지속 가능한 사업 성장을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네이버 이사회는 이번주 중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사내 이사 복귀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릴 예정이다. 이 창업자가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네이버의 신사업 추진 등에 더욱 동력이 붙을 전망이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