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빚은 넥슨 ‘메이플스토리’ 홍보 애니메이션 장면 [넥슨]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게임 회사 넥슨의 홍보 영상에 나온 ‘집게손가락’ 장면을 두고 남성을 비하했다며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의 신상을 공개하고 악플을 단 네티즌이 검찰에 넘겨지게 됐다.

4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A씨에 대해 모욕성 게시 글과 댓글을 단 네티즌 86명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이들 중 일부를 이번 주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죄,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다만 일부 네티즌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 사건은 2023년 11월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넥슨에 납품한 게임 홍보 애니메이션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영상에는 캐릭터가 ‘집게손가락’ 모양을 한 장면이 나왔는데,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남성을 비하하는 상징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A씨가 집게 손 모양을 그린 인물이라며 신상을 유포하고, 성적 모욕과 살해 협박 등을 일삼았다. 그러나 이 영상을 만든 사람은 40대 남성 애니메이터로 밝혀졌다.

A씨는 지난해 6월 모욕성 게시글을 작성한 사람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런데 경찰은 지난해 7월 A씨가 고소한 커뮤니티 이용자 35명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극렬한 페미니스트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례하고 조롱 섞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후 시민단체에서 비판이 나오자 경찰은 수사 미흡을 인정하고, 재조사를 지시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팀은 전담 수사관을 배정하고 게시글 전수 분석에 착수했다. 엑스(X)와 나무위키 등 해외에 서버를 둔 온라인 사이트에 공조 요청도 했다.

경찰은 게시글 260여 건을 전부 들여다본 뒤, 전국에서 피의자 86명의 신원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전국 방방곡곡에 있어 수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