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실손청구 전산화 도입 의료기관 내달 과반 전망”

허창언 원장 신년 기자간담회
내달 3500여개 의료기관 합류
의원·약국 전산화 10.25전 시행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다음 달 말 보건소 계열 의료기관 3500곳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스템에 합류한다. 이에 따라 과반의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전산 청구 시스템을 도입할 전망이다. 의원·약국으로 확대하는 전산화 2단계 역시 10월 25일 개시 일정보다 앞당겨 시행된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허 원장은 “지난해 10월 25일 기준 7725개의 의료기관이 들어오기로 했는데, 4일 기준으로 현재 상급종합·대형 등 487개의 병원이 합류했다”며 “내달 말 3500여개 보건소 계통의 의료기관이 합류하게 되면 실손보험청구건수 기준으로 과반의 의료기관이 시스템에 들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실손 청구 전산화는 소비자가 요청하면 병원에서 보험금 청구 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방식으로 전송토록 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병원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직접 보험사에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실손24 앱을 통해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25일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실손 청구 전산화 1단계 사업이 시행됐다.

허 원장은 “현재 실손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는 ‘실손24’ 서비스에서도 보면 가입자 중 85.8%가 전산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애플리케이션에 가입만 하면 실손24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기대했다.

허 원장은 올해 주요 사업 추진 과제로 ▷플랫폼 서비스에 기반한 보험산업 미래 먹거리 발굴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기술 융합을 통한 신상품 개발지원 ▷새로운 상품·서비스 개발을 통한 신시장 수요 창출 ▷신(新)제도의 안정적 연착륙을 위한 인프라 구축·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했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플랫폼 기반의 보험서비스 저변 확대다. 전산화 1단계 시행 당시 대상 기관이 병상 30개 이상 병원과 보건소 등 7725개 병원급 요양기관 중 2.7%에 불과한 210개 병원에서만 진행돼 반쪽 출범이란 비판도 있었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협회와 함께 전산화 홍보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올해 10월 25일로 예정됐던 전산화 2단계 방안도 앞당겨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허 원장은 “올해 병상 30개 미만 의원과 약국에 대해 실손 청구 간소화를 즉각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한 결과 문제없다는 답을 받았다”며 “금융위원회와의 (전산화) 확산 추진단 구성에도 협회를 중심으로 활발히 한의사협회, 약사협회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혁신 서비스 가운데 자동차보험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도 나선다. 보험업계와 협력해 ‘운전습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안전 운전자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 플랫폼은 T맵이나 카카오내비처럼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위험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국민이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재난안전보험 플랫폼’도 확대·운영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산후조리원 배상책임보험, 어린이놀이시설 보험 등 64종의 의무보험 가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수형 날씨보험’, 국내 보험 시스템을 수출하는 ‘K-보험’ 사업도 강화한다.

허 원장은 “초연결 시대를 맞아 보험산업이 국민의 일상 속으로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다가가야 한다”면서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험 서비스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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