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함의 ‘주먹’ SM-3 도입 ‘조건부 타당’

국방연구원, 타당성 인정…도입 물량·시기 조정될 듯
한 발당 200~300억원…강남 빌딩 한 채 값에 해당돼


SM-3 Block 1B 발사장면. [RTX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지스구축함에서 발사돼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을 90~500㎞의 중간단계 고도에서 요격 가능한 SM-3 도입 사업에 대한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조건부 타당’ 결과가 나왔다.

5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연구원은 지난 1일까지 진행한 해군의 해상 탄도탄요격유도탄 구매 사업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작년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급(8200t급)에 탑재할 해상 탄도탄요격유도탄을 국외구매로 확보하는 사업 추진기본전략안을 의결했다.

사실상 미국 RTX가 개발한 함대공미사일 SM-3를 미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확보한다는 것으로 2025년부터 2030년까지 8039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었다.

SM-3 한 발당 200~3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약 30여발을 도입한다는 계획으로 파악됐다.

해군은 작년 연말 인도한 정조대왕함을 비롯해 3척의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을 운용할 예정으로 SM-3 도입이 확정되면 1척 당 10여발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도입 검토중인 SM-3 블록Ⅰ의 요격고도는 90~500㎞로 알려졌다.

정조대왕함급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이 이미 탑재가 확정된 SM-6에 이어 SM-3까지 탑재한다면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눈’만 갖춘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과 달리 요격 가능한 ‘주먹’까지 보유하게 된다.

군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발사돼 상승, 중간, 종말단계로 날아올 때 중간단계에서 SM-3,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와 장거리지대공미사일 L-SAMⅠ,L-SAMⅡ, 그리고 종말단계에서 패트리엇과 천궁Ⅱ, SM-6 등으로 요격을 시도하는 다층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미사일방어체계에서는 요격이 어려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잡을 수 있다.

해군 관계자는 “정조대왕함급에 SM-3가 장착되면 기존 요격체계와 함께 다층 미사일방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도입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조건부 타당 결론이 나온 만큼 향후 사업비와 도입 물량, 전력화 시기 등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선 SM-3 도입을 둘러싸고 한 발당 가격이 강남에 위치한 빌딩 한 채에 해당하는 고가인데다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서 효용성이 떨어지고, 중국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의구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등의 비판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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