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부과에 ‘불안’···美 단기 채권 찾는 개미들 [투자360]

최근 3개월간 국내 상장 미 30년물 국채 ETF 고전
트럼프 취임 후 미국 단기 채권 ETF 수익률 상승
“트럼프 관세 정책, 미국 장기금리 변동성 확대 요인”
ACE KRX 금현물, 관세 발동 후 자금 유입 증가


주가 그래프 앞 미국 1달러 지폐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세계 증시가 미국발(發) 관세 전쟁에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자산’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관세 가동으로 미국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자 연초 이후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중에서도 단기채와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파킹형 그리고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안전자산’을 찾아 나서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 불확실성 고조에 미국 장기채를 향한 관심은 떨어지는 분위기다. 국내에 상장한 미국 30년물 국채 ETF가 특히 고전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장기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장기물 국채금리는 하방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장기채와 단기채는 만기(채권 발행 시 원금을 상환하기로 한 때)로 구분된다.


5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94%이며,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 ETF’ 수익률 또한 -8.88%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제로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가시화된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중·장기 채권 수익률은 하락하고 단기물은 상승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 4.567%에서 약 4.541%로 하락했으며,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금요일 4.812%에서 4.771%로 하락했다. 반면 2년물 국채금리는 4.265%에서 4.268%로 올랐다.

그러나 4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자 미국 국채 금리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 오후 거래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2.8bp(1bp=0.01%포인트) 하락한 4.515%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2.0bp 밀린 4.751%에 거래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이날엔 5.1bp 하락한 4.214%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자신감이 꺾인 상황에서 정책금리보다 시장금리는 더 늦게 내려갈 수 있고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최서영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FI운용부 책임은 “트럼프의 주요 공약인 관세-감세-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의 조합은 미국 장기금리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자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을 지연시켜 단기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과 미국 외 지역 간 경기 펀더멘털 격차를 키워 달러화에 강세 요인으로, 기대수익 대비 변동성이 높은 미국 장기채권에 대한 투자보다는 낮은 변동성과 높은 캐리(이익) 수익률이 예상되는 미국 단기채권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는 환경”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변동성이 커진 3개월간 미국 단기 채권 수익률은 장기채와 달리 상승했다.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해당 기간 7.86% 올랐으며, RISE 미국단기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는 7.56%, PLUS 미국단기회사채(AAA~A) 7.56%로 플러스의 수익률을 보였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인기도 여전하다. 국내 ETF 중 유일하게 금 현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현물’도 상승세다. 해당 ETF는 관세 자금 유입부터 늘어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관세가 발동한 1월 31일 20억→2월 3일 40억→4일 40억을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 또한 16.79%로 높은 편이다. 금은 주요 자산 중 올해 연초 이후 한 달간 가장 많이 오른 자산으로 지난해 1년간 27% 상승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