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관세전쟁’…10일까지 극적 협상 가능할까

10일 예고 중국 10%대 보복관세…트럼프 “괜찮다”

관세전쟁땐 ‘미국 인플레·중국 수출동력’ 타격

양국 정상 전화통화 ‘물밑협상’ 주목

뉴욕증시, 협상 기대에 3대지수 ‘상승’…나스닥 1.4%↑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의 대(對)중국 10% 추가 관세가 지난 4일(현지시간) 발효되고 이에 대응해 중국이 보복관세 등으로 맞불을 놨지만 중국의 관세보복이 발효되는 오는 10일까지는 아직 약 1주일의 시간이 남아 있어 양국간 협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미 CNN방송은 “미국과 중국이 추가 대화에 나서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10% 추가 관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온 60% 관세율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이나 양국 정상간 통화 내용에 따라 극적인 타협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며 “적절한 때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24시간 이내에 통화를 하겠다고 했으나, 두 정상 간 통화는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에 따라 두 정상 간 통화는 당초 예상보다 조금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5일께 양국 정상이 통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의 보복 관세 조처에 대해서는 “괜찮다”(that‘s fine)라고 말했다.

미 현지언론은 중국이 관세와 수출통제, 미국 기업심사 등 복합적인 맞대응 조치를 쏟아내기는 했으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을 ‘즉시’가 아닌 6일 뒤인 10일로 미룬 점도 협상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CCTV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玉淵譚天)은 “이번 행동에서 중국의 태도는 매우 명확하다. 미국이 싸우고자 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것”이라며 “당연히, 대화하고자 한다면 중국의 대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도 논평에서 “중국은 무역 관계에 대한 미국의 퇴행적·근시안적 접근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하지만 중국의 새로 발표된 반격 조치가 발효하기까지 6일가량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에는 무역전쟁의 무분별한 확대를 피하기 위한 길을 협상할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게 되면,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의 비중이 높은 자국 시장 구조상 인플레이션을 감당해야 하고, 중국 또한 수출을 통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은 트럼프 1기 때의 전면전을 피하고 싶어할 것이란 분석이다.

제이 해트필드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경제적 관세가 아니라 정치적 관세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 대부분의 수입 상품에 5~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최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와의 경제 협력 강화 등으로 수출 다변화를 시도하고, 외국인에 관광·금융 개방 등을 하며 내수 부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일을 하고 있다. [AFP]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촉발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협상 기대감이 이어지며 강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4.13포인트(0.30%) 오른 44556.0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3.41포인트(0.72%) 오른 6037.8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2.0포인트(1.35%) 오른 19654.02에 각각 마감했다. 특히 S&P 500 지수는 이날 주가 반등으로 지난 1일 트럼프 대토령이 관세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랙 리서치 공동창업자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무역전쟁 우려를 담은 뉴스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는데 이는 이해할 만한 반응”이라며 “현재까지 나온 무역전쟁은 시장에 실질적인 충격을 미칠 만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은 동부시간으로 4일 0시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발효했다. 이에 중국 국무원 산하 관세 세칙워원회는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즉각 맞대응했다. 중국은 또 미국산 석유, 농기계, 대(大)배기량 자동차와 픽업트럭에도 같은 날부터 10%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선거 기간 때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 중국에서 대량생산돼 캐나다·멕시코의 허술한 국경관리 때문에 미국에 유입된다며 3개국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캐나다·멕시코 정상들은 트럼프와 3일 막판 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미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멕시코가 국경에 1만명의 군 병력을 보내 펜타닐 유통과 불법 이민자를 막기로 했다며 관세부과를 1개월 유예한다고 밝혔다. 쥐스텡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미국과 1개월 관세부과 유예에 합의했다며, 미국 국경 강화에 13억캐나다달러(약 1조3145억원)를 투입하고 인력 1만명을 배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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