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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대에 진입한 가운데 1월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 |
고환율에 석유류 7.3%↑…배추 66.8%·김 35.4%↑
한은 “환율,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0.1%p 상승 영향”
[헤럴드경제=김용훈·홍태화 기자]올해 첫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물가가 2%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고환율과 고유가가 물가를 끌어올렸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5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5.71(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2.0%)에는 2%대였으나 9월 1%대(1.6%)에 진입했고 10월 1.3%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11월 1.5%, 12월 1.9%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석유류가 7.3% 올라 지난해 7월(8.4%)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끌어올렸다. 주로 국제유가와 환율의 상승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1년 전 낮은 수준이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먹거리 물가도 크게 올랐다. 채소류는 4.4%, 축산물은 3.7%, 수산물은 2.6% 오르며 농축수산물 물가가 1.9% 올랐다. 배추가 66.8% 뛰며 2022년 10월(72.5%)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당근은 76.4% 오르며 2017년 2월(103.7%) 이후 7년 1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치솟았다. 김은 35.4% 올랐는데, 1987년 11월(42.0%) 이후 37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들이 자주 많이 구입하는 생활필수품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5%로 지난해 7월(3.0%) 이후 반년 만에 최대였다.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생필품 가격은 11, 12월 환율 상승이 반영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모형추정 결과를 고려할 때 최근 환율상승은 석유류 가격 등을 통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 부총재보는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도 상승하면서 애초 예상대로 전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환율·유가 움직임, 내수 흐름, 농산물가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2월 경제전망 시 이러한 요인들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정전망을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근원물가는 2%를 소폭 밑돌며 안정된 흐름을 지속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둔화흐름을 보이겠으며 이후에는 목표수준 근방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