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출생아 연평균 23명→28명 늘어
“출생률 1.5명 될 때까지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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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열린 부영그룹 시무식에서 2년 연속 출산장려금을 받은 한 직원의 가족이 이중근(가운데) 부영그룹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부영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아이 미래에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학원비든 등록금이든 돈 걱정없이 마음껏 공부시킬 수 있다는 점이 제일 기쁩니다.”
5일 오전 10시,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있는 부영그룹 직원들의 28개 가정에는 일제히 1억원의 출산장려금이 입금됐다. 임신 중에 회사의 ‘출산장려금 1인당 1억원 지급’ 제도 시행을 알게 된 30대 이은재 대리 부부는 이번 장려금을 저축해 아이의 미래 교육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날 9개월이 된 자녀, 아내와 함께 시무식에 참여한 이씨는 “직장인 월급은 한정적인데 아이를 위해서는 더 좋은 것을 사 주고 해 주고픈 게 부모 마음이지 않냐”면서 “양육 시 경제적, 물리적 여유를 갖는다는 점에서 이직한 동기들도 부럽다며 연락이 오더라”고 말했다.
‘자녀 출산 1명당 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출산장려금 지원으로 화제를 일으킨 부영그룹이 올해는 28억원을 직원에게 지급했다. 지난해 2021년~2023년 출산 가정에 대한 지급액을 더해 지금까지 누적 출산장려금 지급액은 98억원에 달한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직접 직원들과 그 가족을 만나 이날 증서를 전달했다. 행사 중간중간 함께 온 아이들의 ‘응애응애’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저출생 시대에 보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다. 2년 연속 수령한 직원 A씨 부부를 비롯해 7년 터울 아이를 출산한 B씨 가족, 다문화가정 C씨 등은 모두의 축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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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영그룹 2025년 출산장려금 증서 전달식 후 진행된 기념촬영에서 이중근(가운데) 부영그룹 회장이 미소짓고 있다. 김희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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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열린 부영그룹 시무식에서 올해 출산장려금을 받은 직원과 그 가족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부영그룹 제공] |
이 회장은 “저출생 문제가 지속되면 20년 후 경제생산인구 수 감소, 국방 인력 절대 부족 등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돼 해결책으로 출산장려금 지급을 결정했다”며 “부영이 마중물이 돼 많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출산을 지원하는 나비효과로 번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염려했던 조세 문제도 해결돼 주변에는 고민하시는 기업인들이 꽤 있다”면서 “세금 문제가 해결된 만큼 앞으로 저희 같은 회사들이 더 나타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영의 출산장려금 1억원 지급이 화제가 되면서 동시에 과세 논란이 일었다. 이후 정부는 ‘출생 후 2년 이내, 자녀당 최대 2회’까지 전액 비과세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놓으며 현재 세금 문제는 사실상 해소됐다.
부영은 출산장려금 지급 후 사내 출생아 수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23명이었던 출생아는 지난해 28명으로 증가했다. 부영은 출산장려금 지급 제도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날 출산장려금 제도가 언제까지 계속되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이 회장은 “출생아 수가 1.5명이 될 때까지 그래서 정부가 (출생률 상승 추이를 보고) ‘이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이 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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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시무식 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기자들의 질의 답변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
한편 대한노인회장이기도 한 이 회장은 이날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군에 대한 기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엔데이(유엔의날) 공휴일 지정’을 제안했다.
유엔데이는 1945년 10월 24일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국제연합(UN)이 창설된 날을 세계적으로 기념하는 날이다. 1950년부터 1975년까지 공휴일이었으나 1976년 북한의 유엔 산하기구 가입에 대한 항의로 공휴일 지정이 폐지됐다.
이 회장은 “저는 41년생으로 여순사건을 비롯해 6·25전쟁의 참상을 눈앞에서 본 사람”이라며 “유엔군이 있어 지금의 한국이 있고 고마운 마음과 함께 전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후세들이 기억하길 바란다”며 제안 취지를 말했다. 이 회장은 과거 ‘6·25전쟁 1129일’를 비롯해 총 5권의 역사서를 직접 집필할 만큼 역사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