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전장 대비 5.35% 상승···시가총액 3조달러 회복
아마존·테슬라는 하락
[AFP]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뉴욕증시가 관세 충격에서 회복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 3대 주가지수는 내림세에서 상승세로 전환하며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심이 약해졌으나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지수를 밀어 올렸다.
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7.24포인트(0.71%) 오른 4만4873.2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60포인트(0.39%) 상승한 6061.48에, 나스닥종합지수는 38.31포인트(0.19%) 오른 1만9692.33에 장을 마쳤다.
한동안 시장 변동성을 높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여파는 조금 진정된 모습이었다.
우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가 유예됐다. 중국은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상에 대한 기대감 속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트럼프가 관세를 무리해서 강행하기보단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댄 롭 써드포인트 전략가는 “전반적으로 주식 투자 환경이 계속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시장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전달하고 제정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비전통적 접근 방식은 주기적으로 혼란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은 알파벳과 AMD의 실적에 주목했다. 이들이 내놓은 실망스러운 실적에 약세로 시작했으나 저가 매수세가 방향을 되돌려놨다.
알파벳은 전날 장 마감 후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장의 관심이 쏠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투매가 나왔다. 알파벳은 이날 A주가 7.30%, C주는 6.94% 급락했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기대받는 AMD도 전날 장 마감 후 전반적으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이날 -6.30%로 마감했다. 주요 매출처인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 실적이 예상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주가가 엇갈렸다.
엔비디아는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이 올해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전장 대비 5.35% 상승한 125달러(18만68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상승 마감으로 이날 상승 폭은 1.8% 올랐던 전날보다 더 컸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7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충격 속에 주가가 17% 폭락하는 등 크게 고전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대기업들의 AI 투자 소식에 시가총액도 3조610억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3조달러를 회복했다.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강보합이었다. 반면 아마존은 -2.43%, 테슬라는 -3.58% 떨어졌고 애플도 약보합이었다. 애플은 중국 규제 당국이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아마존은 중국 배송 관련 미국 정부의 규제가 악재였다. 미국 우정국(USPS)은 전날 중국 본토 및 홍콩발 모든 소포의 반입을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날 오전 “조만간 이들 물품을 다시 받아들이기 위해 연방 관세국경보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공지하면서 투심을 일부 되돌려놨다.
이날 나온 지표들은 뜨거운 고용과 서비스업 둔화를 가리켰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민간 고용은 전달보다 18만3000명 증가했다. 수정된 지난해 12월 증가폭(12만2000명→17만6000명)보다 많았고 시장 예상치 15만명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미국의 1월 서비스업 경기는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이전보다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12월의 54.0에서 1.2포인트 하락한 수치며 시장 예상치 54.3도 밑도는 것이었다.
S&P 글로벌의 1월 서비스업 PMI도 52.9를 기록해 확장 국면을 이어갔으나 전월 대비 약화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적자는 예상치보다 더 크게 증가했다. 미국 상무부는 12월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무역 적자 규모가 98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11월)의 수정된 무역 적자 789억달러와 비교해 급증한 수치다.
유지니오 알레만 레이먼드 제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무역적자 규모의 확대를 두고 “기업과 소비자가 관세에 앞서 움직이려고 하면서 수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가 오는 4월까지 국채 발행 계획을 종전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채금리가 급락한 점도 증시는 호재로 받아들였다.
미 재무부는 분기 국채발행계획(QRA)을 통해 오는 4월까지 석 달 동안의 이표채(쿠폰채)와 변동금리채(FRN) 입찰 규모를 종전 석 달과 모두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와 함께 최소 다음 몇 분기 동안 입찰 규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도 유지했다.
업종별로 보면 임의 소비재가 1.59%, 통신서비스는 2.79% 급락했다. 반면 금융과 의료건강, 부동산, 기술, 유틸리티는 1%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