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론’ 확산에…여도 야도 기업·산업현장 찾았다

정치권 앞다퉈 경제 이슈 선점 경쟁
與 변전소 현장방문…전력망법 압박
野, 경제 토론회·간담회 잇따라 개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점 더 거론되면서 정치권도 분주해지고 있다. 170석 의석의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잇따라 민생·경제 관련 토론회와 간담회를 직접 주재하고 기업인들을 만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변전소를 현장 방문하고 AI 시대 전력망 확충을 위한 입법과 정책 강조에 나섰다. 경제 위기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조기 대선 가시화 전망에 여야 모두 앞다퉈 경제 이슈 선점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민주당의 차기 대선 준비 조직인 집권플랜본부는 6일 ‘성장은 민주당! 대한민국 성장전략’이란 주제로 신년 세미나를 개최했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의 주형철 K먹사니즘본부장은 이날 발제에서 ‘성장 우선’ 전략을 제시했다.

주 본부장은 발제를 통해 민주당이 집권하면 성장 우선 전략을 통해 5년 내 3%대 성장률, 10년 내 4%대 성장률 달성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제조업과 IT 산업에 이어 AI·문화·안보를 축으로 한 새 성장동력 구축을 강조하면서, 인공지능(AI)·바이오(Bio)·문화(Culture)·방산(Defense)·에너지(Energy)·식량(Food) 분야에서 100개의 유니콘 기업과 삼성전자급 헥토콘(시가총액 100조원 이상)기업 6개 육성 등도 내세웠다.

집권플랜본부가 민주당 집권 이후 청사진을 조각하기 위한 기구란 점에서, 사실상 이재명 대표 대선 공약의 밑그림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제시된 ‘성장 우선’ 전략은 최근 이 대표가 직접 강조한 ‘성장 담론’과도 맞닿는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회복과 성장’이 이 시대의 가장 다급하고 중대한 과제”라며 사실상 차기 대선 의제를 던졌다.

민주당은 설 연휴 이후 이달 들어 잇따라 당 차원의 민생·경제 관련 토론회와 간담회를 열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열린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예외 규정’ 적용 여부와 관련한 정책 토론회에선 이 대표가 직접 사회를 맡아 논의를 주도하기도 했다. 또 전날(5일) 열린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들 듣는다 : 종합간담회’에서도 이 대표가 좌장을 맡아 기업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같은 행보를 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 1위로 집계되고 있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여당에 앞서 민생·경제 이슈를 선점해 ‘조기대선판’을 이끌고자 하는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능한 경제 전문가’ 입지를 굳히면서 수권 능력을 강조하는 행보란 것이다. 이 대표는 다음 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설 예정인데, ‘민생과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연설 내용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질세라 여당은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에도 변전소 현장 방문에 나섰다. 권영세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전날 경기도 평택의 고덕변전소에 방문해 현장을 돌아보면서 전력망특별법 입법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전력 없이는 AI 혁명도 없고, 나아가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가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나아가려면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지금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모든 자원을 총 동원해 한걸음이라도 앞서가야 한다”며 “기업이 앞장서는데 정치가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반도체특별법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등 미래먹거리법을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역시 잇따라 정책 간담회를 주최하면서 경제·산업 이슈 주도권 선점에 나선 모습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5~7일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정책 간담회-산업별 의견 경청회’를 연속 개최중이다.

전날 건설산업 경청회가 열렸고, 이날 조선산업 경청회, 7일 항공산업 경청회 순으로 진행된다. 산업 각 분야 협회 관계자들과 기업인이 참석하는 자리다. 송 의원은 “이번 연속 정책 간담회에서 경제·산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 및 제도 개선,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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