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가격 인상’ 롯데웰푸드, 얼마나 어렵길래? [비즈360]

작년 하반기 영업익 전년 대비 줄어
카카오 가격 고공행진에 수익성 악화
사업재편에 인도 시장 집중 공략 계획


빼빼로데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과자를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원가 상승 부담에 성장 발목이 잡힌 롯데웰푸드가 8개월 만에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 줄어든 760억원이었다. 4분기는 감소 폭이 약 28.7%까지 늘어난 208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호조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한 100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원재료·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과 고환율 악재가 현실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 급등이 치명타였다. 지난달 뉴욕 선물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은 미터톤(metric ton)당 1만256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코아 가격 상승률만 178%에 달했다. 코트디부아르, 가나 등 주요 생산지에서의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가 수입한 코코아 원재료 가격은 2022년 ㎏당 평균 3711원에서 지난해 3분기 7235원까지 뛰었다. 4분기에는 연말 고환율 강세로 수입비용이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코아 등 수입 원재료는 장기 매입 계약을 맺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버틸 수 있었겠지만, 하반기에도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롯데웰푸드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다. 오는 17일부터 건·빙과 제품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가나초콜릿’ 등 17개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 지난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대표 제품인 ‘빼빼로’가 수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0%대로 낮다. 해외 매출 비중이 64%인 경쟁사 오리온과 대비된다. ‘불닭볶음면’ 열풍을 누리는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77%다.

롯데웰푸드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최대 과제가 됐다. 국내에서는 제빵 사업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매각 대상은 제빵 사업 생산 시설인 수원·부산·증평공장 세 곳이다. 희망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회사를 인수하면서 추가된 공장 중 사업 분야가 겹치는 것을 정리해 생산에 효율화를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콜릿류 제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간편식 ‘식사이론’, 디저트 ‘가나 디저트 하우스’, 제과 ‘컴포트잇츠이너프’ 등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며 분야도 세분화하고 있다. ‘헬스&웰니스’ 요소를 반영해 카카오 등 당류 제품 매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해외에서 주목하는 국가는 인도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롯데인디아와 인도건과·빙과 부문 자회사인 하브모어를 합병한 통합법인 설립 계획을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는 빙과 신공장을 가동한다. 하반기에는 롯데인디아 하리아나 공장을 완공하고, 빼빼로를 생산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새해 첫 해외 사업장 방문지로 인도를 선택한 것도 해외 매출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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