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할 때마다 지옥”…‘오르가즘 알레르기’ 진단 받은 20대 남성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123rf]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사정할 때마다 피곤하고 눈물이 나는 등 고통에 시달려야 했던 20대 남성이 ‘오르가즘 후 질병 증후군’(POIS, Postorgasmic illness syndrome)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았다.

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미국 사례 보고서 저널’에 자신의 오르가즘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POIS’를 앓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 22세 청년의 사례가 소개됐다.

그는 14살 때부터 오르가즘을 겪을 때마다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 피로, 눈물, 근육통에 시달렸고, 뇌가 작동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일은 성관계를 하거나 자위 행위한 후, 심지어 몽정 중에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그는 성관계를 갖는 게 불가능했고, 연인 관계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수 년간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린 후 자신을 괴롭힌 원인이 ‘오르가즘’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병원을 찾았다.

카멜 메디컬 센터 의료진이 청년에게 내린 진단은 전 세계적으로 50여명만 앓고 있다고 알려진 POIS였다.

POIS는 네덜란드 헤이그 레이엔버그병원 정신신경과 마르셀 월딩거 박사가 2002년 처음 보고한 질병이다. 성행위 후 체내에서 분비된 화학 물질에 대한 면역체계의 알러지 반응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월딩거 박사는 수 년 동안 네덜란드 남성 5명을 관찰한 후 이들이 성행위 후 목의 통증이나 발한, 극도의 피로, 눈의 자극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증상은 오르가즘을 느낀지 수 분 안에 시작되며, 오르가즘을 느낄 때마다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청년에게 만성 두드러기, 알레르기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오말리주맙을 처방했다.

오말리주맙을 투여하자 증상은 완전히 해소돼 청년은 정상적인 성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7개월 후 치료를 중단하자 증상이 재발했다. 이 청년은 성관계를 갖거나 자위를 하려면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의료진은 “오말리주맙을 투여하기 전 고용량 항히스타민제와 항염증제 복합 치료법을 사용했지만 모든 증상이 완화되지는 않았다”며 “오말리주맙을 투여하기 시작하자 증상이 완전히 해소됐다. 오말리주맙을 투여하는 동안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환자는 성생활을 편안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