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량 35%↓” 100% 친환경 ‘바이오 윤활유’ 만든다

- 생산기술연구원-포스텍, 차세대 윤활기유 생산기술 확보


이번 연구결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그린 화학’ 1월 표지.[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윤활유는 기계 부품 표면 사이에 얇은 막을 형성해 마찰과 마모를 줄이고 열을 분산시키며, 부식을 방지하는 필수소재다.

기유(Base oil)를 기본 원료로 첨가제를 혼합해 만들어지는데, 기유는 크게 원유를 정제해 얻는 기유와 인공적으로 합성한 기유로 구분된다.

자동차 엔진 오일에서 기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80~85%, 산업용의 경우 95% 이상일 만큼 높기 때문에 기유의 품질이 윤활유의 성능을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석유 기반의 윤활기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황성분을 제거하는 추가 공정이 필요해 친환경 윤활기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포항공과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바이오매스 유래 ‘퓨란 화합물’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윤활기유를 제조할 수 있는 차세대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생기원 저탄소전환연구부문 김용진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식물유래 바이오매스로부터 5-히드록시메틸퍼퓨랄(5-HMF)을 생산하고, 이로부터 테트라하이드로퓨란디메탄올(THFDM)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5-HMF는 다양한 퓨란 단량체를 생성하기 위한 출발물질로, 연구팀은 5-HMF의 수소화 반응을 통해 윤활기유 제조의 핵심 원료물질인 THFDM을 벤치규모(Bench scale)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THFDM과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한 다양한 탄소수와 불포화도를 갖는 지방산을 에스터화하는 방식으로 ‘퓨란계 디에스터 화합물’을 합성해 냈다.

개발된 퓨란계 디에스터 화합물은 퓨란 구조 양팔에 에스터 결합이 형성된 화합물이다.

연구팀은 앰버리스트-15(Amberlyst-15)를 촉매로 사용, 지방산 구조마다 다른 반응조을 최적화해 퓨란계 디에스터 화합물을 분리정제했다.

분석 결과, 지방산의 탄소 수와 불포화도 조절을 통해 다양한 특성을 가진 퓨란계 윤활기유를 생산할 수 있어 윤활기유로서의 범용적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의 수명 주기를 평가하는 LCA 분석 결과 기존 화석연료 기반 윤활유 대비 탄소 배출량이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 분석에서는 퓨란계 디에스터 윤활유 판매가격이 1㎏당 4.92달러로 평가돼 3.71달러인 합성 윤활유 가격 대비 약 32% 높았다.

김용진 수석연구원은 “최근 신규 공용매를 적용한 통합 공정을 개발해 생산 비용을 낮춤으로써 가격 면에서도 석유계 윤활유와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개발된 퓨란계 디에스터 화합물은 모든 원료를 100% 바이오매스 유래 물질로 제조해 환경 규제가 심해지고 있는 선박 분야에서 활용도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그린 화학’ 1월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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