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람 끌어내라” 곽종근 똑바로 쳐다봤다 [세상&]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정에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대면했다.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헌법재판소는 6일 오전 10시부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을 진행 중이다. 곽 사령관은 2시부터 증인으로 출석해 신문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날 오전 10시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증인신문 때는 대부분 눈을 감고 있었다.

곽종근 “사람 끌어내라…국회의원으로 이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 눈을 질끈 감고 있다.2025.02.06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 증인신문이 시작되자 곽 전 사령관을 똑바로 응시하고 평소보다 많은 움직임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대리인인 송진호 변호사, 윤갑근 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귓속말을 했다. 송 변호사가 곽 전 사령관 증인 신문을 하는 중에도 툭툭 치거나 메모를 적는 등 신문 과정에 개입했다.

곽 전 사령관 증인신문은 대부분 12월 3일 오후 11시 40분과 12월 4일 0시 30분께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집중됐다. 국회 측이 제시한 곽 전 사령관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0시 30분경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들어가서 의사당 사람들을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말한 ‘사람’이라는 단어를 ‘국회의원’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국회의원이 아닌 군인 ‘요원’들이라는 윤 대통령 측의 주장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곽 전 사령관은 “(0시 30분은) 707 특임단 인원들이 정문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건물 안쪽에는 인원이 안 들어가 있었다”며 “의결정족수 문제 때문에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끌어내라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尹측 진술 바뀐다 지적에…“용어 순화한 것”


이어진 윤 대통령 측의 증인신문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윤 대통령측 대리인인 송진호 변호사는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라”며 곽 전 사령관의 답변을 끊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해 12월 6일 곽 사령관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과의 인터뷰, 12월 9일 검찰 진술조서,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 등에서 진술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의 통화 횟수에 대해 김 의원과는 1차례라고 했다. 9일 검찰에 제출한 자수서와 10일 현안질의에서는 2차례라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12월 6일 대통령과 2차례 통화했다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았기 때문”이라며 “국방위에서 여야가 있을 때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려 했다. 9일 자수서에 쓰고 10일 국방위에서 말씀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수서에 ‘열고 들어가라, 데리고 나와’라고 쓴 것은 국군통수권자 대통령이 말하는데 차마 그렇게 쓸 수 없었다”며 “용어를 순화해서 썼다. 부수고를 열고로, 끌어내라를 데리고 나와 순화해서 쓴 것이지 (진술이) 바뀐 게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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