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5곳 중 한 곳은 ‘좀비기업’…8년새 2.7배 증가

한계기업 증가세, 주요국 중 미국 다음으로 빨라
2016년 7.2%→2024년 3분기 19.5%
코스닥 한계기업 비중, 코스피의 2배 상회


[개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국내 상장사 중 재무구조 악화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기업들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내수 부진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6일 주요국 상장사의 한계기업 추이 분석을 통해 2024년 3분기 기준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이 19.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국(G5+한국) 중 미국(25%)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이다.

일명 좀비기업이라고도 불리는 한계기업이란, 3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통상 영업 활동으로 창출된 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등 더 이상 성장을 지속할 수 없는 기업을 뜻한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6년 7.2%에서 2024년 3분기 19.5%로 12.3%포인트 증가했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증가폭이 높았다. 미국은 2016년 9.2%에서 2024년 3분기 25%로 15.8%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국 (6.9%포인트, 6.7%→ 13.6% ▷프랑스 (5.4%포인트, 14.0%→19.4%) ▷일본 (2.3%포인트, 1.7%→4.0%) ▷독일 (1.6%포인트, 17.1%→18.7%)은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았다.

한경협은 한국의 한계기업이 주요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따른 판매부진·재고증가로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2024년 3분기 기준 한국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36.4%를 기록했다. 일시적 한계기업은 당해 연도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미만인 기업을 의미한다. 미국(37.3%)보다는 낮으나 ▷프랑스(32.5%) ▷독일(30.9%) ▷영국(22.0%) ▷일본(12.3%) 등 주요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2023년말 36.9% 대비 0.5%포인트 낮아졌지만,2년 연속 30% 후반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에 상장해있는 중소기업이 경기부진 장기화에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3분기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23.7%로 코스피 10.9%에 비해 12.8%포인트 높았다. 코스피 한계기업 비중은 2016년부터 2024년 3분기까지 2.5%p 증가(8.4%→10.9%)하는데 그친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17.1%포인트 증가(6.6%→23.7%)했다.

업종별로는 2024년 3분기 기준 ▷부동산업(33.3%),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24.7%), ▷도매 및 소매업(24.6%), ▷정보통신업(24.2%) 순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국내기업들은 극심한 내수부진과 트럼프 2.0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으로 경영압박이 크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직면한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 글로벌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상법개정 논의를 지양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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