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원인규명·신약 개발 기여
구광모 회장, AI·바이오사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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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왼쪽) LG AI연구원장과 백민경 서울대 교수가 5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글로벌라운지에서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AI)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 제공] |
LG가 서울대 연구팀과 손잡고 단백질 구조의 비밀을 풀어줄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난치병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I 및 바이오 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6일 ㈜LG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5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글로벌라운지에서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계약을 체결했다.
LG AI연구원은 백민경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단백질 다중 상태(Multistate) 구조 예측 AI’를 연내 개발하고, 신약 개발은 물론 생명 현상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은 인간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신약 및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는 ‘디지털 세포 지도’ 제작에 필수 기술로 꼽힌다.
사람의 몸 속에서 환경과 화학적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상태로 존재하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은 아직까지 난제로 남아 있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단백질 예측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지만 단일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설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 LG AI연구원과 손잡은 백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자로 꼽힌다. 계산생물학과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생명과학과 AI의 융합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 교수는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수와 함께 논문 제1저자로 ‘로제타폴드(RoseTTAFold)’ 개발을 주도하기도 했다.
로제타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해 AI 치료제 시대를 열며 생명과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가 ‘올해의 혁신적 연구’로 선정한 바 있다.
백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 AI는 중요한 도구이지만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LG AI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검증과 실험으로 이어지는 단백질 구조 예측의 새로운 단계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G는 이번 공동연구가 세계적인 유전체 비영리 연구기관 잭슨랩(JAX)과 진행 중인 알츠하이머 인자 발굴 및 신약 개발의 속도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지난해 3월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원인 및 진행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알츠하이머 및 암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예측 AI 기술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순영 LG AI연구원 바이오지능랩(Bio Intelligence Lab)장은 “알츠하이머 같은 난치병의 비밀은 단백질 구조에 숨어 있다.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알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적 과제”라며 “단백질 다중 상태 구조 예측 AI를 개발해 자물쇠를 푸는 것처럼 질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난치병을 치료하는 혁신 신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다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미래에 도전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LG는 이번 서울대와의 협업이 미래 성장동력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중 AI와 바이오의 융합에서 성과를 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