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유족, MBC 진상위 참여 거절 “처음부터 연락했어야”

[故 오요안나 SNS]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유족이 MBC의 진상조사위원회 참여 제안을 거절했다.

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은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가해자들이 부인하고 회사도 사건을 은폐하려는 상황에서 셀프 진상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MBC가 이번 사건을 중하게 여겼다면 처음부터 유족에게 연락했을 것”이라며 “이제와서 진상조사위에 참여하라는 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MBC는 첫 입장문에서 ‘프리랜서인 오요안나’라며 회사와 선을 그으려고 했다”며 “죽음에 대한 회사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었다. 이번 일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요안나와 같은 을과 병들의 죽음에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고 오요안나는 지난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사망 소식은 세 달 뒤인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MBC 측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후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및 방조자로 의심되는 인물들의 실명이 나오고 정황 증거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고 지난달 31일 “故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을 바꿨다.

유족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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