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사이 인천공항서 잦은 항공기 사고 발생
영종 주민들과 허종식 의원, 국회 기자회견…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 촉구
국내외 공항 주변 병원 운영 사례 들어
제안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 전달… 국회 청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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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와 허종식 국회의원이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 아시아나항공 ‘연료누출’ 대형 참사 날 뻔, # 바퀴 빠진 채 이륙한 싱가포르 여객기 대형사고 위기서 모면, # 이륙전 공항 활주로서 ‘충돌사고’ 피해 등….
최근 10년 사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벌어진 항공기 사고들이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졌다면 동북아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엄청난 항공참사의 현장으로 그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뻔 했다.
인천국제공항 주변에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항공 재난 시 대비할 종합병원 하나 없어 속수무책이다. 사고가 나면 손 쓸새 없이 그대로 전멸이다.
얼마전 무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참사가 그 실예를 보여주고 있다. 무한공항도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이 약 13㎞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연간 1억명의 여객을 수용하는 동북아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은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이 30여 ㎞ 떨어져 있다. 차로 이동하는데 30~40분 정도 걸린다. 무항공항에 비해 2배가 넘는 곳에 있다. 골든타임은 기대조차 하지 못한다.
이처럼 인천공항 인근에는 항공 재난 대비를 위한 종합병원 설립 계획이 전무하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말로만 그치고 있다. 잦은 사고로 항공기 사고가 항상 도사리고 있는데도 정부는 물론 지자체, 공항 관련 기관 등은 무관심이다.
인천공항 개항 24년이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도 나몰라라 한다. 국내외 승객들을 운송하는 국제공항으로써,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경악해야 할 대형 참사가 일어나야 그때서야 움직일 태세인 것 같다.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이 종합병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또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미 영종 주민들은 수년전 부터 종합병원 설립을 촉구해 왔다.
경제자유구역 법에 따라 국립대 종합병원 설립이 어려우면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해 왔다.
타 지역에 있는 특수성을 띤 ▷국립법무병원(공주) ▷국립소방병원(음성) ▷국립경찰병원(서울) ▷국립암센터(고양) ▷교통재활병원(양평) ▷중앙보훈병원(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등) 등 국립 특수목적 공공병원처럼 말이다.
이에 따라 군(軍), 산재, 보훈, 원자력, 법무, 경찰, 소방 등으로 규정돼 있는 공공보건의료 관련법 특수 공공의료 조항에 ‘항공’, ‘해양’을 포함해 공항과 항만지역을 위한 국가 필수의료 진료와 응급의료 체계를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에 이를 구축하면 된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은 6일 국회에서 인천공항 항공사고 및 국제감염병 대응을 위한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이하 영종총연)와 허종식 국회의원은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인천공항은 대한민국 제1의 국제공항임에도 불구하고 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에는 종합병원이 전무하다”며 “대형 항공사고 발생 시 신속한 응급의료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항공 참사, 미국 여객기와 헬기 충돌 등 항공기 사고가 이어지면서 인천공항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인천공항 대형 사고에 대비한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을 최우선 국가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현행법에 따라 국내에는 군(軍), 산재, 보훈, 원자력, 법무, 경찰, 소방 등으로 한정돼 특수목적 병원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공공보건의료법 특수 공공의료 조항에 ‘항공’을 포함해 국가 필수 의료와 응급 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공항의 경우 ▷일본 하네다국제공항 배후에는 11개의 종합병원이 있고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주변에는 8개 ▷카타르 하마드국제공항에는 7개 ▷독일 뮌헨국제공항 주변에 5개 ▷홍콩국제공항 주변에 4개 등 공항 배후지역에 응급진료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여러 개 있다.
일본 도쿄공항(6.1㎞)과 미국 로스앤젤레스공항(6.7㎞) 등은 7㎞ 이내에 상급 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은 31㎞ 떨어져 차량으로 이동 시 30~40분 가량이 걸린다.
조고호 영종총연 공동대표는 국내외 항공기 사고를 예로 들면서 “언제든 인천공항에서도 항공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경우 현재의 의료체계로는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하다”면서 “국가적 재난 참사에 대비한 항공·해양사고 전문병원을 설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종총연은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 제안서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 전달하고 국회 청원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