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바렌보임 [Buenos-Aires-Monika-Rittershaus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82)이 파킨슨병 투병 사실을 밝혔다.
바렌보임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며 “많은 분이 건강을 걱정해줬고 지난 3년간 보내준 성원에 감동했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올렸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이 악화된 바렌보임은 2023년 1월 31년간 이끌어온 베를린 슈타츠오퍼(시립오페라) 음악총감독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앞으로 직업적 의무를 최대한 이행하려고 한다. 내가 무대에 설 수 없다면 그건 건강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유대인인 바렌보임은 1957년 14세에 미국 카네기홀에 피아니스트로 데뷔했다. 유려하고 명징한 선율과 리듬 감각의 터치로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수사를 안고 다닌 그는 1967년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데뷔 무대를 통해 지휘자로도 첫 발을 딛게 됐다.
파리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오퍼 등 세계 유수 악단을 이끌었고, 1999년엔 팔레스타인 출신 문명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3)와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1999년 중동 평화를 염원하며 꾸려진 이 악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란·이집트·시리아 등 중동 지역 국가 연주자로 구성됐다.
바렌보임은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가장 중요한 책임으로 여긴다. 이 악단의 장기적 안정과 발전이 가장 큰 관심사”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이끌 것이다. 지금의 새로운 현실을 헤쳐나가고 있으며 최선의 치료를 받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