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즘’ 여파에 아이오닉 5·코나EV 생산 일시 중단…할인 승부수 통할까

울산 1공장 12라인 24~28일 가동 중단
내수 부진, 주문량 감소 따른 생산량 조정 차원
1월 아이오닉 5 판매량 75대 머물러
전기차 9개 차종 대상 300~500만원 할인 카드 꺼내


현대차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여파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코나EV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업계불황 타개책으로 전기차 생애 주기 케어 프로그램에 이어 대대적인 할인 카드를 꺼내든 현대차가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아이오닉 5와 코나EV 생산을 담당하는 울산 1공장 12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휴업한다. 내수 부진과 주문량 감소에 따른 생산 물량 조정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이날 내부 공문을 통해 “전기차 캐즘으로 아이오닉5 판매 실적 및 백오더가 줄어들고 있다”라며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철회’ 선언 등 반 전기차 정책 기조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2라인 물량 확보와 정상적인 라인 운영을 위해 ‘현대 전기차 스탠다드, 리스 프로모션, ’현대 EV 부담제로 프로모션‘ 등 금융혜택 강화와 함께 기본 최대 100만~300만원 상당의 판매 조건 개선 등 지속적인 판촉 활동을 통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캐즘 상황을 타개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아이오닉 5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75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이는 전월(611대) 대비 87.7% 줄어든 수치다. 코나EV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58대에서 43대로 25.9% 뒷걸음질 쳤다.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이 두모델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가운데 지난달 월판매 100대를 넘긴 모델은 캐스퍼 일렉트릭(186대) 단 1종뿐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고객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모션과 더불어 경쟁력을 갖춘 신차 출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 코나 EV [현대차 제공]


먼저 현대차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이바지하고 고객의 전기차 구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전기차 9개 차종에 대해 기본 차량 가격 할인에 월별 재고 할인까지 더해 차종별 최대 300~500만원의 구매혜택을 지원한다.

생산이 일시 중단되는 아이오닉 5의 경우 2WD 롱레인지 19인치 빌트인 캠 미적용 모델은 실제 구매 가격이 5410만원에서 약 4438만원으로, 코나 EV 2WD 스탠다드 17인치 모델은 4142만원에서 약 3152만원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2025 EV 에브리 케어’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80만원 상당의 충전 크레딧을 더하면 실구매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전기차 생애주기 맞춤형 통합 케어 프로그램 ‘EV 에브리 케어’를 리뉴얼하고, ▷블루 안심 점검 서비스 ▷전기차 화재 안심 프로그램 ▷긴급충전특약보험 ▷잔존가치 보장 대상 확대 등의 혜택을 강화했다.

고객 눈높이를 겨냥한 신차 가격 정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차는 지난 4일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아이오닉 9의 판매가격을 공개하고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아이오닉 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갖추고, 110.3㎾h 배터리를 탑재해 전 모델이 500㎞ 이상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를 달성하는 등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음에도 판매 가격은 경쟁 모델인 기아 EV9보다 600만원(엔트리 트림 기준) 이상 싸게 책정됐다.

아이오닉 9의 판매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기준 트림별로 6715만원부터 7941만원으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시 7인승 기본 트림 기준 6000만원 초중반대부터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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