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8% “장군” 하루 만에 0.0062% “멍군”…‘ETF 1위 삼성 vs 2위 미래’ 최저 수수료 大戰 [투자360]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신동윤 기자 정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과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 간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이 ETF 총보수를 기존 0.07%에서 연(年) 0.0068로 인하한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 날 1위 삼성자산운용이 기존 0.0099%이던 총보수를 0.0062%로 인하한다고 초강수를 던지면서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기존 0.0099%에서 0.0062%로 인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총보수 인하는 지난 1월 기획재정부의 세법 개정안 입법 예고에 따라 더 이상 분배금 자동 재투자(TR) 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된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고객들을 위한 보은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에도 ‘효율적인 장기 적립식 투자문화 확대’와 ‘연금 투자 장려’ 목적으로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에 대해 0.0099%로 총보수 인하를 단행했었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부문장은 “이번에 다시 한번 이 상품들의 총보수를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것은 토털리턴(TR형 구조의 소멸을 아쉬워하는 기존 투자자분들에 비용을 더 낮추고 배당금을 더 드리기 위해 그리고 아직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연금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자산운용의 이날 조치는 전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파격적인 총보수 할인 방침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 본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날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2종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7%의 10분의 1 수준인 0.0068%로 인하했다.

기존 업계 최저 보수였던 삼성자산운용의 0.0099%보다 낮은 업계 최저 보수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지난 2020년 11월 연 0.3%에서 0.07%로 인하한 이후 약 4년 만의 인하기도 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보수 인하에 대해 TIGER 미국 대표지수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성원에 보답하고, 나아가 미국 주식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특히, ‘TIGER 미국S&P500 ETF’는 지난해 국내 전체 ETF 중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 1위를 차지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2006년 국내 ETF 시장 첫 진출 이후 TIGER ETF는 투자자의 사랑으로 아시아 대표 ETF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고, 이제 그 사랑에 진심으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IGER ETF는 고객들의 장기 투자 파트너로서 앞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대표지수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투자하는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ETF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박빙의 수준까지 근접한 상황에서 선두 ‘수성’과 ‘탈환’을 위한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총규모는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184조6402억원에 달한다. 점유율 업계 1위는 38.05%(70조2613억원)의 삼성자산운용이며, 그 뒤를 35.64%(65조8096억원)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바짝 뒤쫓고 있다. 정확히 1년 전 기준으로 3.33%포인트(삼성자산운용 40.40% vs 미래에셋자산운용 37.06%)였고, 3년 전까지만 해도 7.08%포인트(삼성자산운용 42.77% vs 미래에셋자산운용 35.69%)까지도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두 회사 간의 ETF 시장 점유율 차이는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한 국내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랠리 등으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게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간의 ETF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국내 증시 투자 ETF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큰 삼성자산운용보다 해외 증시 투자 ETF 비율이 높았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시장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높이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양대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자산운용사가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신규 ETF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자산운용사 간의 시장 점유율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1~2위 업체 간의 수수료 인하 ‘치킨게임’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자산운용업계에선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이 하루 만에 되찾아 온 업계 최저보수 타이틀을 다시 뺏어오기 위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추가 보수 인하까지도 검토한다고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두 업체의 경쟁이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ETF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상품성 개선보단 일명 ‘잘 나가는’ 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따라 출시하며 차별화에 업체들이 뒷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면서 “무리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지속될 경우 ETF 시장의 수익성 자체가 낮아지면서 다양한 자산운용사들의 신규 시장 진입에 따른 상품 다양화 등 시장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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