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입찰가격 14억원…시세 대비 10억원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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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한강 조망과 강남 접근성으로 광진구 역대 최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의 보류지가 다시 나왔다. 지난해 보류지 두 곳이 모두 낙찰됐지만, 잔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차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다. 한때 수억원씩 올려도 불티나게 팔리던 서울 주요 상급지의 보류지 인기가 한 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자양1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5일부터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전용면적 84㎡B(1층) 1가구에 대해 공개 경쟁 최고가 입찰 형식으로 입찰을 진행 중이다. 입찰은 오는 11일까지며 당일 오후 4시에 개찰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보류지 84㎡의 입찰기준가격은 14억860만원으로 책정됐다. 위치는 103동 105호다. 공급면적은 112㎡, 대지분은 37㎡다. 침실 3개와 화장실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분양 당시 84㎡B 분양가는 최소 9억100만원에서 최대 10억7200만원이었다. 3년 후인 지난해 같은 평수의 분양권이 8억4000만원(22층)에 직거래되기도 했다. 보류지 최저입찰가격이 분양가보단 4억~5억원 가량 비싸지만, 현재 매매 호가는 최대 25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시세 대비 10억원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자양1구역재건축조합은 지난해 11월 보류지 전용 59㎡와 84㎡ 두 가구를 공개 경쟁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두 보류지 모두 18억원대에 낙찰됐지만, 84㎡ 응찰자는 잔금 처리에 실패하면서 동일 물건이 재차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보류지 두 가구가 모두 나갔지만 84㎡ 입찰자가 계약금만 내고 잔금은 처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매매시 가장 인기가 많은 국민평형의 보류지가 매각에 실패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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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입주지원센터에서 입주민들이 서류 작성을 하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보류지 10곳 중 3곳이 유찰됐다. [연합] |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소송 등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주택이다. 청약에 제한이 없고, 훌륭한 매물이 많아 재건축 시장의 ‘틈새 매물’로 주목 받아왔다. 조합 입장에서는 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수입을 올리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집값이 다시 상승하며 ‘얼죽신(얼어죽어도 신축)’ 기조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에는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보류지 몸값을 올리는 일이 잇따랐다.
하지만 최근 서울 최상급지만 시세가 오르고, 그 외는 거래 활력이 떨어지는 ‘똘똘한 한 채’ 기조가 강화되자 보류지의 인기도 예전만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 강동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도 지난해 말 보류지 매각을 진행했지만 전체 10가구 중 전용 39㎡ 3가구는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자양동의 대장아파트인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한때 ‘제2 청담동’이라고 불리며 광진구 역대 최대 분양 경쟁률을 기록했던 곳이다. 성동구 성수동과 맞붙어 있고, 영동대교를 건너면 바로 청담동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다. 2·7호선 건대입구역과 7호선 뚝섬유원지가 도보 10분내에 있어 서울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이동도 편리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