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너무 비싸”…2030 떠난 골프웨어 시장, 올해도 하락세일까

메종키츠네 골프·랜덤골프클럽 철수…사업 축소·매각 브랜드↑

골프웨어 시장 규모, 매년 10% 이상 하락…올해도 “힘들 것”

젝시믹스 안다르, ‘가성비’ 골프웨어 내놓으며 대체제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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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치는 여성.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123rf]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빠르게 움츠러들고 있다. 2021~2022년 골프에 입문했던 20~30대 젊은 골퍼들이 흥미를 잃자 일부 골프복 브랜드는 철수하는 모습이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올해도 골프웨어 시장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메종키츠네 골프와 LF의 랜덤골프클럽은 철수를 결정했다. 한세엠케이의 골프 사업 부문인 LPGA와 PGA는 매장 수를 28에서 20개로 줄였다. 코오롱 FnC가 30여년간 운영한 잭니클라우스는 운영권을 제3자에게 넘기는 ‘서브 라이선스’를 결정했다.

지난해 2월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던 캘러웨이골프의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트래비스매튜도 백화점에서 퇴점했다. 글로벌세아 계열사 S&A의 톨비스트와 전국에 100여 개 매장을 운영해 온 엘르골프도 사업을 축소하거나 차례로 폐점 절차를 밟고 있다.

스마트스코어는 최근 맥케이슨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2020년 골프 호황기에 맥케이슨을 인수했지만, 국내 골프 산업의 위기가 이어지면서 결단을 내렸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해부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골프웨어 시장은 2022년 이후 하락세다. 2022년 4조2500억원에 달했던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23년 3조7500억원으로 약 12%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3조450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2021~2022년 연평균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것과 대조된다. 골프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감염성이 적은 야외 활동으로 주목받았고, 당시 골프웨어 업계는 20~30대를 위한 디자인을 다수 선보였다. 하지만 높은 그린피와 장비 가격 등을 견디지 못한 젊은 골퍼들이 필드를 떠나면서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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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젝시믹스는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골프 특화매장을 선보였다. 매장 전경 사진[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제공]

코로나19 당시 골프웨어 가격이 수십만 원대로 올랐고 그 가격이 내려가지 않은 상황에서 ‘가성비’ 브랜드가 대체제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스포츠 레깅스로 인기를 끈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골프웨어 라인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5~20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젝시믹스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 19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젝시믹스 골프의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58% 이상 증가했다. 안다르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한 174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젝시믹스와 안다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3%, 89% 늘었다.

골프웨어를 구매하는 대신 ‘대여’하는 골퍼도 늘고 있다. 겨울 의류 기준 한 벌당 10만원 이내의 가격으로 골프웨어를 빌리는 방식이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국내 골프 시장이 많이 쪼그라들었지만 골프복을 구매하는 사회초년생들이 많은 편”이라며 “젊은 골퍼들은 1년에 많아야 5번 이내로 치러가기 때문에 골프복 가격이 부담스러운 이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업계에서는 올해도 골프웨어 브랜드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에 일부 패션 회사들은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LF의 헤지스 골프와 닥스 골프는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데상트골프는 퍼포먼스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 겨울철 상품의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좋지 않았다”며 “백화점이 어려울수록 고급화 전략에 힘쓰는 것처럼 골프웨어 시장도 비슷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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