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6개월 락업 후 인수금융 상환 기일 도래
실적 성장세 긍정적, 밸류업 해법 찾을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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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가장 기피하는 사태가 LG CNS 기업공개(IPO)에서 연출됐다. 상장 당일 시초가부터 공모가를 지키지 못하면서 앞으로 밸류업까지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의 잔여 지분 역시 처분 대상인만큼 LG CNS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CNS의 코스피 상장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약 10% 하락한 5만5800원을 기록했다. LG CNS는 줄곧 본질가치 대비 겸손한 몸값을 강조하며 6만1900원으로 상장했으나 시장의 생각은 달랐던 셈이다. 상장 후 사흘이 지났으나 5만7000원선에서 거래됐다.
LG CNS IPO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첫 빅딜이란 점에서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이 컸다. 특히 FI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IPO가 줄줄이 예정된 상황이라 투심 가늠자로 여겨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와 맺은 풋옵션 약정 기한이 도래해 공모를 앞두고 있고 SK엔무브 역시 IMM크레딧솔루션 엑시트를 위해 상장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여기에 거래소 심사 관문을 통과한 DN솔루션즈 IPO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회수 성과가 달려 있다.
구주매출 자체는 공모 과정에서 거뜬히 소화되는 분위기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등 불확실한 정치 환경 탓에 해외투자자 투심은 주춤했지만 국내 투자자의 수요가 이를 만회하고도 남았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약 1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참여 기관 99%가 6만1900원 이상을 써내면서 물량도 골고루 배정됐다. 일반투자자도 호응하며 청약 증거금으로만 21조원이 몰렸다.
LG CNS의 상장 예상 시총은 약 6조원에 달했으나 5조6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통상 공모 과정에서 유입되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는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상장 초기 기대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 매도세가 이어질 개연성이 크고 수급 문제로 기업가치 제고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최근 3년 사이 코스피에 입성한 기업 가운데 상장 당일 종가부터 공모가를 미달한 곳은 ▷LG CNS ▷MNC솔루션 ▷동인기연 ▷넥스틸 ▷쏘카 ▷수산인더스트리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공모가를 밑돈다는 공통점이 있다.
LG CNS 공모주 투자자 못지 않게 FI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환경이다. FI인 맥쿼리자산운용은 공모 과정에서 구주를 처분해 6000억원을 현금화 했으나 잔여 지분이 여전히 21.5%에 달한다. 해당 지분에 대해 자발적으로 상장 후 6개월간 처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맥쿼리자산운용은 2020년 ㈜LG가 소유하던 LG CNS 지분 35%를 1조19억원에 인수했다. 그동안 배당과 리캡(자본재조정)을 통해 에쿼티(자기자본) 투자금은 상당 부분 회수했다. 미상환 인수금융 잔액을 감안하면 락업 종료 이후 잔여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대기업 계열사의 비경영권 지분인 데다 물량도 상당해 매각 자체가 간단해 보이진 않는다. 블록딜로 처분할 개연성이 크지만 시가 대비 할인을 적용하는 특성상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되는 이벤트로 간주된다.
시장 관계자는 “공모 과정에서 FI 지분 일부가 정리됐지만 여전히 오버행 부담이 남아 있다”라며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지키지 못한 탓에 기업가치 제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 LG CNS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6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DX)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 연결기준 3조283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잠정치 5조9826억원으로 8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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