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갈 길 바쁜 KGM, 새롭게 부활한 ‘무쏘 EV’가 구원투수 될까 [여車저車]

KGM, 전기차 시장서 ‘대표 흥행 모델’ 없어
토레스 EV, 판매량 반등 난항
中 BYD 판매 간섭 가능성도 부담 요인
1분기 브랜드 첫 전기 픽업 ‘무쏘 EV’로 반전 노려


‘무쏘 EV’로 차명이 확정된 KGM 콘셉트카 ‘O100’ [KGM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여파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KG 모빌리티(이하 KGM)가 올해 1분기 국내 최초 전기 픽업을 출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달 24일 새로운 픽업 통합 브랜드 ‘무쏘(MUSSO)’를 론칭하고, 라인업 첫 모델 ‘O100’의 차명을 ‘무쏘EV’로 확정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일산 킥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콘셉트 모델로 처음으로 공개된 바 있는 무쏘 EV는 전기차의 운영 경제성과 픽업 본연의 용도성, 실용적인 스타일을 갖춘 모델로, 국내 첫 전기 픽업이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커스터마이징 연출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GM은 무쏘 브랜드 1호 모델 무쏘 EV 출시를 기점으로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명성을 이어가면서 전동화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무쏘’라는 차명에서도 KGM의 신차 흥행 의지가 엿보인다.

KGM 관계자는 “‘무쏘’는 지난 1993년 출시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무쏘 브랜드를 계승해 탄생한 국내 최초 SUT(스포츠유틸리티트럭) ‘무쏘 스포츠’의 헤리티지를 잇는 신규 픽업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KGM 최초의 픽업 모델인 ‘무쏘 스포츠(2002~2005년)’는 무쏘 SUV의 검증된 성능에 새로운 오픈 스타일을 더해 SUT라는 개념을 도입, 국내 픽업 전성기를 일으켰다. KGM은 이후 액티언 스포츠(2006~2011년), 코란도 스포츠(2012~2017년)를 비롯해 지금의 렉스턴 스포츠(2018~2025년)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23년 동안 국내 픽업 시장을 이끌어왔다.

1세대 무쏘 스포츠(위), 무쏘 EV [KGM 제공]


무쏘 EV는 국내 첫 전기 픽업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KGM의 성공적인 전동화 전환에 물꼬를 틀어야 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KGM은 현재 코란도 EV와 토레스 EV 2종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토레스 EVX는 전월 대비 87.9% 줄어든 12대가 팔리는 데 그쳤고, 코란도 EV는 단 한대도 팔리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전면에 내새우는 수입차 블내드의 공세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KGM이 배터리셀 등 전기차 관련 기술을 의존하고 있는 중국 BYD의 한국 진출은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BYD는 국내 1호차로 선보인 콤팩트 전기 SUV 아토 3의 판매가격을 기본 모델 3150만원, 상위 트림인 플러스 모델 3330만원(VAT 포함)으로 책정하면서, 실구매가를 2000만원대까지 낮췄다. 아토 3의 경우 ‘가성비 전략’에 힘입어 사전 계약 일주일 만에 계약 건수 1000대를 넘어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업계 안팎에서는 3900만원대부터 구매 가능한 준중형급 토레스 EVX와 체급차이를 고려하더라도 1000만원가량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어 판매 간섭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KGM은 토레스 EVX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과 별개로 트림별 75만원의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전기차 배터리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최대 5억원을 보상해 주는 ‘전기차 배터리 안심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전기차 관련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GM이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신형 모델이 ‘국내 첫 전기 픽업’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KGM은 렉스턴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픽업 명맥을 이어온 브랜드인 만큼 ‘무쏘 EV’가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성을 갖춰 출시된다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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