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 수준 높은 서비스로 예약 순식간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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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공공산후조리원 산모실 모습. [송파구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첫째 때는 민간 산후조리원에 들어갔더니 900만원이었는데…”
출산 후 산모들이 몸조리를 위해 이용하는 산후조리원이 높은 비용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아기를 낳은 기쁨은 크지만 몸조리를 위해 수백만 원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은 저출산의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런데 서울 한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이 저렴한 비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 2014년 서울시 최초 공공산후조리원인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를 개원해 운영 중이다. 송파구 장지동에 있는 이 건강증진센터는 지상 5층, 지하 2층으로 구성됐는데 산후조리원은 3~5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총 27개의 산모실이 있고 신생아실, 수유방, 간호사실, 식당, 휴게정원 등 웬만한 민간 산후조리원과 비교해도 손색없이 구성돼 있다.
강미애 송파구보건소 모자보건팀장은 “건강증진센터에서는 산모들의 임신 전, 중, 후 기간에 대한 통합적인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 중 3~5층을 공공산후조리원으로 운영 중인데 시설, 서비스 면에서 민간 조리원과 비교해 뒤지지 않고 오히려 감염관리 부분에서는 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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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공공산후조리원 내부 모습. [송파구 제공] |
무엇보다 공공산후조리원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서울 시내 민간 산후조리원의 경우 2주 기준으로 보통 400~500만원 정도다. 더구나 장소, 서비스 내용, 기간에 따라 수천만 원이 넘는 곳도 있다.
반면 송파 공공산후조리원의 가격은 송파구민의 경우 2주 기준 190만원이다. 다만 다른 지역 주민이 이용하려면 10% 가산세가 붙은 209만원을 내야 한다.
지난 1월 출산 뒤 송파 공공산후조리원을 이용한 A(39)씨는 “2년 전 첫째를 낳을 때는 좋은 곳에서 몸조리를 하고 싶어 900만원짜리 산후조리원을 갔다”며 “이후 둘째 임신 후 산후조리원을 알아보다 공공산후조리원이 있는 걸 알게 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송파 주민이어서 190만원을 냈다. 첫째 때보다 무려 700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A씨는 “비용은 매우 저렴했지만 케어 서비스, 프로그램, 간호사 선생님들의 퀄리티 등은 첫째 때 이용한 민간 조리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주변에 임신한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산후조리원과 동일한 서비스를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곳의 예약 경쟁도 치열하다. 보통 출산일 5개월 정도를 앞두고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는데 예약사이트가 열리자마자 순식간에 예약이 마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포털사이트에는 공공산후조리원 예약에 성공했다는 후기 글도 다수 있다.
이 외 공공산후조리원 이용 후기 글에는 비용, 서비스, 시설 등에 만족했다는 내용이 많았다.
강 팀장은 “보통 예약사이트가 열리자마자 5분 이내에 마감된다”며 “지난해 676명의 산모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했고 퇴소 때 만족도 조사를 하면 95점 정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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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송파구 제공] |
이런 정책 덕분인지 송파구는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출산이 이뤄진 자치구였다. 행정안전부 출생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송파구 출생 인구는 3316명으로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3000명을 넘었다. 전년 대비 출생 인구는 6.5% 증가했다.
한편 서울에는 송파구 외에 서대문구에서도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 중이다. 그 밖에 전국적으로는 경기 포천, 경기 여주, 울산 북구, 경북 상주 등 20개 정도의 공공산후조리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