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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오타루 [123RF]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국에서도 흥행한 일본 영화 ‘러브레터’. 이 영화의 촬영지로 알려진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시가 몇몇 관광객의 ‘선을 넘는’ 행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오타루시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미 CNN뉴스에 따르면 최근 오타루시 당국은 핵심 관광지인 후나미자카에 경비원 3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사고 내지 논란을 부를 수 있는 현장 내 일부 관광객의 ‘민폐 행위’를 저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경비원들은 관광객들에게 “쓰레기 무단 투기, 도로 침범 등 행위는 벌금을 물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일을 한다고 한다.
아울러 현장에는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로 쓰인 경고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당국은 오는 3월31일까지 경비원을 배치해 둘 방침이다.
당국이 이처럼 팔을 걷고 나선 데는 최근 발생한 사고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60대 홍콩 관광객은 바다와 인접한 오타루 인근 아사리역 선로에서 사진을 찍다가 기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현지 언론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고 선로 안으로 들어온 게 원인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건널목에도 선로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간판이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쓰여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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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시 페이스북] |
이러한 상황을 놓고 CNN은 “홋카이도섬 서해안에 자리한 고요한 도시가 일본이 겪고 있는 오버투어리즘과의 싸움에서 최신의 화약고가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생기는 여러 부작용을 의미한다. 사고, 현지 주민들의 불편 호소 등이 여기에 속할 수 있다.
인구 10만명인 오타루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한해 700만~8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기도 했다. 오타루시가 올해 1월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4~9월) 외국인 관광객 수는 396만명으로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수준이다.
CNN은 오타루뿐 아니라 후지산 인근 관광명소도 오버투어리즘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후지산 인근 관광 명소인 후지카와구치코에서도 관광객으로 인한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에 마을의 편의점 앞에는 높이 2.5m, 폭 20m의 검은색 대형 가림막이 들어서기도 했다. 이는 쓰레기 무단 투기와 불법 주정차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이뤄진 조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