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박 수주 비율 한국이 새해 1위
HD현대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영향
반짝 효과? 반등 기점? 조선 中 침공 전망은
![]() |
[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올해 들어 한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 비율이 중국을 3배 이상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에서 ‘잭팟’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계약이 이뤄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반짝 효과로 잠시 점유율이 올랐을 뿐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일각에선 컨테이너선 분야에서의 중국 침공 현상이 올해부터 점차 완화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글로벌 선박 수주 비율은 한국이 62%로 중국(19%)을 3배 이상 앞질렀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글로벌 수주 비율은 24%로, 중국(58%)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수주 내역을 자세히 보면 한국이 수주 건수 자체는 적었지만 총 계약 규모는 더 컸다. 지난 1월 한국이 수주한 선박은 총 13척이었으며 그 규모는 90만CGT였다. 같은 기간 중국은 21척을 수주했지만, 규모는 27만CGT로 훨씬 적었다.
이는 최근 HD현대중공업이 유럽 선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한 영향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같은 내용을 지난달 23일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3조7160억원이다. HD현대중공업 지난해 매출이 총 14조4865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연간 수주 중에선 손꼽히게 규모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 |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HD현대중공업 제공] |
물론 HD현대중공업의 이번 수주는 일회성 요인이다. 다만 일각에선 앞으로도 컨테이너선 분야에서의 ‘중국 침공’ 현상이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대형 컨테이너선 분야는 중국 침공 현상이 심화해왔다. 중국은 인건비가 저렴한 데다 조선소 야드(선박 건조장)도 여유가 있어 ‘물량 공세’에 강점이 크다.
컨테이너선은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비교해 기술력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만큼, 수주 물량을 중국에 많이 빼앗긴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은 8년 만의 최저치인 17%로 추락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중국 컨테이너선 수주 물량이 한국으로 옮겨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 기조에 대응하려면 글로벌 선사들도 수주처를 분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조선소 발주 물량 편중도가 높은 선사들이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선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한국 조선소 물량 확보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수주 잔량이 한계치에 달해 한국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이 글로벌 선박 수주를 끌어모으면서, 지난해 중국 선박 수주 잔량(선주에게 넘겨주지 않고 남아 있는 발주량)은 9078만CGT에 달했다.
업계에선 적어도 2028년까지는 중국 조선 업계에 일감이 쌓여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지금 중국 조선 업체와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 2028년 이후에야 선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선박을 빨리 납품받길 원하는 선사들은 글로벌 2위 업체인 한국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이유다. 한 조선 업계 관계자는 “선주들 입장에선 조금 더 비싸더라도 선박을 너무 늦게 받기보단 일찍 받는 게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