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토지거래허가 구역 해제 적극 검토”에 대치·잠실아파트 2억 뛰었다

집주인 매물 회수하고 호가 높여
신고가 거래 속출…서울 아파트값 상승 전환
서울시 이달 중 발표, 재건축 단지는 제외될 듯


잠실 리센츠 아파트 단지.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4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하자 올해로 지정 5년 차를 맞은 대치·잠실 등 강남권은 물론 이보다 지정이 10개월 늦은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정비사업 추진 단지까지 허가구역 해제 기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오 시장이 공식 석상에서 허가구역 해제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엘스 아파트 일대는 허가구역 해제 예상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고 있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는 대지면적 6㎡의 주택을 취득하려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곧바로 최소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한다. 또 주택 매수자의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이거나, 1년 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모두 팔아야 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4년 넘게 거래를 옥죄던 허가 규제가 풀리면 앞으로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는 예상이 실거래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19층이 2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같은 10층이 26억7500만원, 21층은 27억4000만원에 팔렸는데 1억∼1억5000만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전용 27.68㎡는 지난달 17일 7층이 11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중순 7층이 11억원, 바로 직전인 올해 1월 초 31층과 11층이 각각 11억2000만원, 9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7000만∼1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강남구 대치·삼성동도 마찬가지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최근 매매 호가가 40억원에 달한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여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84.43㎡도 지난달 17일 30억4000만원에 팔렸는데 현재 호가는 31억∼32억원으로 치솟았다.

압구정·목동·성수동·여의도 등 정비사업 추진 지역도 토지거래허가 해제 기대감에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이 뛰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일대는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 3구역 내 전용 196㎡는 최근 95억원에 팔렸다.

오 시장의 발언 여파로 탄핵 정국 여파로 한동안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4주간 보합세를 보이다 지난주 0.02%가 올라 상승 전환했다.

특히 송파구는 지난달 13일 조사에서는 0.04% 올랐으나 오 시장의 허가구역 해제 발언이 나온 뒤 20일 조사에서 0.09% 뛰었고, 지난주엔 0.13%로 상승률이 높아졌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도 지난달 13일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 전환하며 상승세가 멈춘 듯했으나 이후 2주 연속 0.01%씩 올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 토지거래허가구역 면적은 국토부가 지정한 용산 철도정비창 일대(72만㎡)를 포함해 총 6525만㎡에 달한다.

2020년 6월에 잠실 일대 마이스(MICE) 개발사업과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추진을 이유로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전역(총 1440만㎡)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올해로 5년 차를 맞는다.

2021년 4월에는 압구정동, 여의도동, 목동, 성수동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 단지(475만㎡)가 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이들 지역 외에 재건축·재개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도 모두 허가구역 대상이다.

이들 허가구역은 한 번에 최장 5년 이내로 횟수 제한 없이 지정할 수 있는데, 국토부와 서울시는 강남 일대와 압구정 등 대규모 정비사업 추진지역의 허가구역을 1년 단위로 재지정하면서 구역 지정 만료 때마다 주민들의 해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또 서초구 반포동 일대는 최근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허가구역으로 묶지 않고 있는다며 허가구역의 부작용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반포 원베일리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말 역대 최고가인 60억원에 팔렸고, 지난달에는 133.95㎡가 106억원에 계약되며 3.3㎡(평)당 매매가가 2억6114만원에 달하는 등 공동주택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중이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발언에 따라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대상지 선정에 착수하고 이르면 이달 중 해제 대상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에 허가구역에서 풀리는 곳은 강남 MICE 사업지 일대 일반 아파트로 한정되고, 재건축 추진 단지는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비사업 호재 단지까지 풀어주면 자체 개발사업 호재와 맞물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남 허가구역내에서도 대치 은마나 잠실 주공5단지 등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4월에 허가구역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정비사업 추진 지역과 신통기획 추진 단지들도 해제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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