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손 논란’ 인터뷰 피하던 린샤오쥔, 金 따고 펑펑 운 이유 밝혔다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시상대에 오르며 손가락으로 숫자 1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5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쏟은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모든 경기가 끝난 뒤에야 속내를 밝혔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귀화 후 첫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500m 금메달과 1500m 은메달, 남자 5000m 계주 동메달을 따내며 중국에 3개의 메달을 안겼다.

다만 그는 지난 8일 금메달을 딴 500m 결승이 끝난 뒤 반나절 만에 ‘나쁜 손’ 의혹에 휩싸였다. 그의 우승이 반칙으로 얻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계영상에는 결승선을 2바퀴 남긴 직선 주로에서 박지원이 절묘하게 인코스를 노려 앞서 달리던 린샤오쥔과 쑨룽을 한꺼번에 제치고 선두로 올라서자, 3위로 뒤따르던 쑨룽이 오른손으로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미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힘입은 듯 린샤오쥔은 아웃코스로 내달려 박지원을 제친 뒤 결국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반면 쑨룽은 이 장면 후 속도가 떨어지면서 4위로 밀려났다.

금메달을 거머쥔 린샤오쥔에게 한국과 중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지만 그는 “내일(9일) 인터뷰하겠다”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고, 9일 남자 계주를 마치고도 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 침묵하던 린샤오쥔은 결국 쇼트트랙 경기가 모두 끝난 9일 선수단 차량으로 이동하던 길에 멈춰서서 인터뷰에 응했다.

린샤오쥔은 한국 취재진에게 전날 남자 5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흘린 눈물에 대해 “나도 모르겠다. 울컥했다. 그래서 그냥…”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유일하게 없는 메달이 아시안게임 메달이었고, 그래서 꼭 참가하고 싶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모두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나도 최선을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중국의 쑨룽(세번째)이 오른손으로 린샤오쥔(두번째)의 엉덩이를 미는 듯한 모습과 이후 린샤오쥔이 박지원을 추월하고 쑨룽은 밀려나는 모습 [중계방송 캡처]


한편 린샤오쥔은 지난 8일 첫 경기인 혼성 2000m 계주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으나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혼자 미끄러지며 보호펜스에 부딪혀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이 그대로 질주한 끝에 한국에 첫 금메달이 돌아갔다. 린샤오쥔은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박지원을 끝까지 추격했지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이날 마지막 경기로 나선 500m 결승에서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린샤오쥔은 “부담감이 컸는데, 이번 기회로 좀 더 성숙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부담감이 크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냥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린샤오쥔은 대회 내내 치열한 대결을 펼친 박지원(서울시청)에 대해 “지원이는 동갑인 친구고,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훈련해왔는데, 지원이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걸 보고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동기부여를 많이 얻었다”며 “경기장에서는 경쟁자지만, 밖에서는 친구라 서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6년생으로 동갑인 둘은 어렸을 때부터 국내에서 치열하게 맞붙으며 경쟁해온 친구 사이다.

박지원 역시 모든 경기가 끝난 뒤 “(린샤오쥔과) 너무 어릴 때부터 같이 경쟁해서인지 서로 고생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내년 올림픽에서도) 저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 역시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코치진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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