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시민 분열 생각하라”던 김장호 구미시장 尹 탄핵 반대 집회 나가 “나는 자유 우파”

김장호 경북 구미 시장 尹 탄핵 반대 집회 참석
“개인으로서 타오르는 가슴 억누룰 수 없어”
누리꾼 “정치 선동 말라더니 자기가 정치선동” 비판


지난 8일 대구시 동대구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김장호 구미 시장. [김장호 SNS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정치 선동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가수 이승환의 공연장 대관을 공연 직전 취소해 소송에 휘말린 김장호 경북 구미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온라인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김 시장은 이승환을 향해 “나이가 60세인데 정치적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상황과 시민 분열에 대해 좀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비판한 바 있다. 시민 분열을 우려하던 김 시장은 정작 자신은 국민 분열 현장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김 시장은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8일 동대구역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사진을 올리고 “나는 자유 우파”라고 적었다.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왼쪽)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김장호 구미시장. [김장호 SNS 갈무리]


김 시장은 게시글에서 “대학에서 케인즈 경제학을 공부하고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그 과정에 대한 부당함을 보면서 구미시장 이전에 자유우파의 한 개인으로서 불타오르는 가슴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라고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이유를 들었다.

이어 “칼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수십만 명의 자유우파 국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역 광장에 올곧게 서 계시는 구미출신 박정희 대통령님(동상)은 언제나 우군이다. 불끈 힘이 났다. 그래서 외롭지도 불안하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일군 나라인데”라고 한탄한 김 시장은 “2030 청년세대와 까만 머릿결을 세월에 내어주신 어르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자유우파국민이 대한민국의 자산이자 희망과 미래라는 것을 새삼 새긴다”고 했다. 이어 “한낱 개인에 지나지 않는 작은 걸음이지만, 부디 자유우파의 큰 행진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는 김 시장의 ‘내로남불’ 행보를 비판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이승환한테 정치 선동 말라더니 자기가 정치선동하네”라고 비꼬았다.

앞서 이승환은 지난해 12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데뷔 35주년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공연 이틀 전 구미시로부터 전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

당시 김 시장은 관련 기자회견까지 열어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며 “지난 20일 이승환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승환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이승환씨 개인적 정치적 성향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면서 “나이가 60세인데 전국 공연이 있으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상황과 시민 분열에 대해 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후 이승환은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한다”며 지난달 김 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김 시장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청구했음을 알렸다. 청구 취지에서 이승환은 김 시장이 구미 공연 불허 과정에서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구한 사실이 “양심의 자유 및 예술·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헌법 위반”이라고 적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