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가제 넣었더니” 수명·효율↑…차세대 ‘리튬공기배터리’ 상용화 청신호

- UNIST·아주대, 고활성산소 환경 안정성 확보 산화환원 매개체 개발


이번 연구를 수행한 UNIST 연구진. 윤홍빈(왼쪽부터) 연구원, 이현욱 연구원, 곽원진 교수.[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공기를 전극으로 쓰는 리튬공기배터리의 수명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첨가제가 개발됐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용량이 최대 5배 이상 큰 리튬공기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곽원진 교수팀은 아주대 화학과 서성은 교수팀, 미국 오벌린대학교 슈밍첸 교수팀과 공동으로 리튬공기배터리용 ‘산화환원 매개체’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산화환원 매개체는 전지 전해액 무게의 단 5%만 차지하는 첨가제지만 리튬공기배터리의 에너지효율과 수명을 결정한다. 리튬공기배터리는 높은 전압을 걸어 배터리를 충전해야만 하는데, 이때 걸리는 전압을 낮춰주는 물질이 산화환원 매개체다. 산화환원 매개체를 쓰면 낮은 전압으로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은 높이고 전지에 걸리는 과부하는 줄여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연구팀은 활성산소와 잘 반응하지 않는 산화환원 매개체를 개발했다. 리튬공기배터리는 산소를 전극으로 쓰는 특성상 내부에 활성산소가 많이 생기는데, 이 활성산소, 특히 일중항산소가 산화환원 매개체와 반응해버려 산화환원 매개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한다.

개발된 산화환원 매개체인 BAC는 일중항산소 노출 전후에 배터리 충전 전압을 3.5V 수준으로 동일하게 유지했으며, 충전 동안 방출되는 산소의 비율이 각각 82%와 79%로 뛰어난 안정성과 가역성을 가짐이 확인됐다.

이는 다른 산화·환원 매개체가 일중항산소 노출 후 충전 전압이 크게 증가하고 산소 발생량이 50% 이상 감소하는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산소 발생비율이 감소했다는 것은 산화환원 매개체가 일중항산소 등과 반응해버려 다시 원상태로 돌아올 수 없는 비가역성을 보였다는 의미다.

개발된 산화환원 매개체(BAC)의 일중항산소에 대한 높은 화학적 안정성과 그에 따른 리튬공기전지에서의 가역적 반응에 대한 모식도.[UNIST 제공]


이현욱 연구원은 “분자의 입체 구조를 분석한 설계법을 통해 이 같은 산화환원 매개체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산화환원 매개체는 ‘알파탄소’에 붙어는 수소가 1개로, 합성가능한 유기화합물의 구조를 설명하는 ‘브레트 규칙’ 따르면 이러한 분자구조는 일중항산소와의 반응성이 낮다. 알파탄소는 화학작용기 직전에 붙어 있는 탄소를 말한다.

곽원진 교수는 “리튬공기배터리는 활성산소종에 의해 다양한 부반응이 나타나며 이를 제어하는 것은 시스템의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전해질 첨가제 설계 과정은 리튬공기배터리 기술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촉매 개발에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1월 3일 온라인 공개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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