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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한의의료기관에서 처방한 한약이 간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매우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약은 간에 나쁘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밝혀졌다며 “한약을 폄훼하는 세력들은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10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성호 교수, 단국대 이상헌 교수 연구팀이 한의의료기관을 통한 한약 처방이 ‘약물 유발 간 손상’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공개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 데이터를 이용해 67만 241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한의의료기관에 내원했거나 한약 처방을 받은 환자의 경우 90일 이내에 약물 유발 간손상 발생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 특히 외래 환자의 약물 유발 간손상 발생 위험도는 1.01로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양방 병의원에 내원했거나 양약 처방을 받은 환자군의 경우 의료기관 방문 후 3~15일 이내 약물 유발 간손상 발생 상대 위험도가 1.55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협에 따르면 앞선 연구에서도 약물 유발 간 손상의 주된 원인은 양약이며 한약의 영향은 미미하다는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2010년 미국간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1198명의 약물 유발 간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항생제, 항결핵제, 항진균제 등의 양약은 간 손상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한의사에 의해 수행된 연구에서도 한약만 복용한 57명의 환자에서는 간기능 이상이 관찰되지 않았지만 양약을 병행한 환자 256명 중 6명에서는 간기능 이상이 관찰됐다.
한의협은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한약은 간에 나쁘다며 국민을 호도하던 일부 양의계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악의적인 거짓말이라는 것을 명명백백히 밝혀 준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논문을 통해 한약이 간에 안전하다는 점이 밝혀진 만큼 한약을 폄훼하는 세력들은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문은 SCI(E)급 국제 학술지인 ‘프론티어스 인 파마콜로지(Frontiers in Pharmacology)’ 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