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AI 미술품’만 출품…첫 특별 경매 나선다

경매에 출품된 홀리 헌든과 매트 드라이허스트의 ‘Embedding Study 1 & 2’ [크리스티]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미술품을 최초로 출품했던 세계 최대 경매사인 크리스티가 이번에는 AI 미술품만으로 구성된 특별 경매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9일 미술계에 따르면, 크리스티는 오는 20일부터 입찰 마감일인 내달 5일까지 록펠러센터의 크리스티 뉴욕 갤러리에서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 이름의 경매 전시를 연다. 경매는 온라인으로 참여 가능하다.

출품작은 레픽 아나돌, 클레어 실버, 핀더 반 아르만, 알렉산더 레벤, 린다 두니아, 부부인 홀리 헌든과 매트 드라이허스트, 헤럴드 코헨 등 AI 아트 분야에서 선구자로 꼽히는 작가와 신진 작가의 작품 20여점으로 구성됐다. 대부분의 출품작이 작가들이 직접 내놓은 작품이다.

핀더 반 아르만의 ‘Emerging Faces(2017)’ [크리스티]


헤럴드 코헨이 개발한 AI 로봇 ‘아론(Aaron)’이 그린 드로잉(1987) [크리스티]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작품 중 하나가 홀리 헌든과 매트 드라이허스트의 2024년 휘트니 비엔날레 출품작 ‘xhairymutantx’ 시리즈의 ‘Embedding Study 1 & 2’다. 추정가 7만~9만달러(약 1억200만~1억1660만원)로, 생성 모델로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통해 작가인 헌든의 오렌지빛으로 땋은 머리와 파란 눈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작가이자 개발자인 헤럴드 코헨이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개발한 스스로 그림 그리는 AI 로봇 ‘아론(Aaron)’의 드로잉도 경매에 오른다. 지난해 미국 뉴욕 휘트니 미술관 전시에서 재조명된 아론의 작품은 AI 아트가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지닌 하나의 예술 장르임을 보여준다.

두 개의 생성형 AI 모델을 동시에 실행해 하나는 인간의 얼굴을 인식하고 다른 하나는 얼굴을 상상하고 그리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 핀더 반 아르만의 2017년작 ‘Emerging Faces’ 연작 9점도 이번 경매에 출품된다. 추정가는 18만~25만달러(약 2억6240만~3억6450만원)다.

크리스티 측은 “이번 경매 출품작들은 모두 인간의 손길이 가미된 AI 아트”라며 “AI 아트는 기술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는 새로운 예술적 과정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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