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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각사 제공, 신동윤 기자 정리]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의 파고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내 자동차 ‘대장주’ 현대차 주가가 20만원 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장중 주가는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19만7000원대까지 하락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4분 기준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5% 하락한 19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20만500원) 대비 0.5% 하락한 19만9500원에 장을 시작한 현대차 주가는 장 초반 19만7700원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해당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 기록한 장중 최저가 19만73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 주도의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힌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6월 28일 장중 29만950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8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이날 최저가까지 주가는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같은 시각 기아도 전장 대비 2.80% 떨어진 9만3800원, 현대모비스는 0.40% 내린 24만6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표 자동차주가 이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관세에 이어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진정 국면보다는 확전 양상을 보인 게 악재로 작용한 탓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시작한 관세 전쟁의 범위를 점차 전 세계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관람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전용기(에어포스 원) 안에서 기자들과 문답하면서 10일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부과 대상 국가에 대해서는 “모두”(everybody)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 제품은 25%의 관세를 내야 한다”고 했다. 또 철강과 함께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같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호 관세’를 11일이나 12일에 발표할 것이며, 상호관세 부과가 효력을 갖는 시점에 대해서는 “거의 즉시”라고 했다.
이런 상황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를 예시로 상호 관세를 언급하면서, 대미(對美) 수출 흑자 ‘효자 종목’ 중 하나인 자동차 섹터는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 직전 취재진에게 “알다시피 우리가 자동차를 공급하지 않는데도 우리에게 파는 경우들이 있다. 우리는 이걸 동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자동차 교역을 직접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관련 발언을 보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의 경우 그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에게 130%를 부과하는 데 우리가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뒤 “모든 국가가 상호적일 것이다”라면서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관세가 있는 어느 곳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는 관세 장벽이 높은 국가와, 한국처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상당 부분 철폐한 나라는 다르게 대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식 상호관세’가 일반적인 상호관세의 의미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할만한 부분이다. 그가 무역적자를 이유로 상호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할 경우 주요 대미 무역 흑자국 가운데 하나인 한국도 표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차 그룹은 트럼프발 관세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량에서 1위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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