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 불황 주범’ 中철강에…중국 정부 ‘직접’ 칼댄다

10년만에 철강산업 규범 개정
고급화, 스마트화, 친환경 담아


중국의 철강산업 생산현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과잉생산과 저가수출 기조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철강시장 불황의 주범으로 지목받아온 중국 철강업계가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정부가 철강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을 더욱 까다롭게 규정하면서 기업들의 생산 선진화에 나선 것이다.

중국의 철강재 과잉생산 문제가 해결될 경우, 우리 철강업계가 처해 있는 수출 부진 문제도 일정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가 발표한 ‘철강산업 규범조건’ 개정안에 따르면 향후 공신부는 총 7개 장 25개 조항으로 현지 철강기업을 평가하게 된다.

개정안은 철강기업 평가에 대한 기초지표, 선도지표, 평가표준, 신청 및 심사, 조정방안 등을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 철강기업 평가체계 구분을 기존 ‘규범기업’에서 ‘규범기업’과 ‘선도형 규범기업’으로 세분화해서 더욱 까다롭게 기업을 평가하기로 했다.

계획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정부의 평가는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 사실상 정부가 더욱 강력하게 기업을 규제할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다만 중국 공신부는 “철강 산업의 구조전환 및 업그레이드, 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규범조건’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것이며 강제성 문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봤을 때 공신부가 향후 규범기업을 평가하는 지표들은 ‘기초지표’로 준법경영, 생산 장비, 환경보호, 자원에너지 소모, 안전생산, 품질관리 등 6개 1급 지표와 20개 2급 지표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한 선도형 규범기업을 평가하는 지표는 ‘선도지표’로 불리며 고급화, 스마트화, 녹색화, 고효율화, 안전화, 특색화 등 6개 1급 지표와 32개 2급 지표를 담았다.

친환경과 고부가화, 효율, 안전 등 생산전반에서 선진화를 시도하는 내용들인 셈이다.

이번 개정안 발표는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중국 철강업계가 업황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차원의 조치다로 풀이된다. 과잉생산과 낙후된 조업환경으로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전지구적인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여기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국내 철강업계에는 단기적으로는 호재,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의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제품의 고부가화는 고급강 시장에서 우리 제품과의 경쟁으로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개정안 내용을 봤을 때 전체적으로 글로벌 철강업계가 추구하고 있는 ‘친환경’ 철강 생산에 몰두하면서, 품질 관리를 통해 고급화를 추구한 조치로 보인다”라면서 “중국 공신부가 철강산업 규범조건을 개정한 것은 2015년 이후 10년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철강은 지난 2024년 역대 수출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1월 기간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10억100만t으로 전년 같은기간(9000만t) 대비 10% 증가했다. 지속된 중국 건설시장의 위축으로 과잉 공급된 철강재가 해외 시장에 나온 것이다.

이는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들의 ‘무역규제 조치’ 실시로 이어졌다. EU는 최근 중국 철강재에 대한 관세재부과 및 일부 제품에 대한 신규 규제 검토에 들어갔다. 미국은 중국 철강제품에 대한 25% 세금 유지 등 강력한 관세정책을 실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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