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리면 손님 떠날라”…커피플레이션에 자영업자 ‘속앓이’[푸드360]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 최고치 경신
대형업체부터 자영업자까지 인상 행렬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문할로커피로스터리(MHCR)에서 임규훈 대표가 커피 로스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재배지의 이상기후 영향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국제 원두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국내 커피 업계는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곤 있지만, 대형 업체에 비해 구매력이 약한 소상공인은 고공행진하는 원두 값에 더 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전일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은 톤당 9458.84달러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6.11% 치솟아 톤당 9000달러를 넘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톤당 4000달러대였던 전년 동월과 비교해 2배 이상 오른 값이다.

같은 날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로부스터 원두도 톤당 5671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1.98% 오른 값이다. 톤당 3000달러대였던 1년 전에 비해 2배가량 뛰었다.

국제 원두 가격은 브라질 등 주요 원두 재배지가 가뭄과 폭우 등에 시달리며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강화하며 환율이 급등한 영향도 미치고 있다. 여기에 대형 커피업체와 투기업체들 사이에서 원두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며 오름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국내에서는 원재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커피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 1위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24일부터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할리스도 같은 날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폴바셋은 지난달 2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다.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 수요가 높았던 저가 커피 브랜드도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컴포즈커피는 이달 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1500원에서 1800원으로 300원 인상했다.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2500원에서 2800원으로 올렸다.

인상 행렬은 자영업자들에도 번지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자영업자의 경우 구매력이 떨어져 대형 업체 대비 원재료 가격 상승의 타격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원두와 부자재값 부담으로 지난달 커피 가격을 500원 올렸다”라며 “1년 사이에 원두 가격이 ㎏당 2배는 올랐다”라고 말했다. 다른 카페 사장인 B씨도 “골목상권이고 작은 카페라 한번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더 저렴한 원두로 제품을 바꾸면 맛이나 품질이 떨어져 이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털어놨다.

커피 수요가 높은 한국에서는 홈카페를 즐기는 소비자도 많다. 하지만 믹스커피와 캡슐커피 가격도 최근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 부담도 높아진 상태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등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네스프레소도 올해 1월 1일부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버츄오 커피 제품 37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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