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기업 실적 부진에도 ‘회사채’ 자금 쏠린다…금리 인하 기대감에 ‘들썩’ [투자360]

서울 중구 소재 기업들의 건물 전경.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해 12월 비상 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인한 우려와 달리 채권 발행 시장에서 연초 효과가 2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관세 전쟁, 제조업 실적 부진에도 이례적으로 기업 회사채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투자업계 따르면 공모 회사채 시장은 대규모 발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AA등급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00억원 모집에 8300억원을 확보하며 1400억원으로 증액발행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도 2000억원 발행에 총 2조 9000억원 모이면서 수요 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4분기 호실적이 전망되는 증권사 회사채에 수요가 쏠렸다는 설명이다.

실적이 부진한 2차 전지 및 석유화학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에는 연달아 성공했다. AA-등급인 한화토탈에너지스는 2년물 1000억원, 3년물 1000억원 발행에 각각 5500억원, 4600억원을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수요 예측을 마무리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회사채 수요 예측에 3조 7000억원 가까이 몰렸다. 총 8000억원 모집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은 최대 1조6000억원의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A+등급인 한화에너지와 SK케미칼은 1000억원 모집에 7배가 넘는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A-등급인 대한항공은 3년물 1500억원, 5년물 500억원 발행에 각각 5790억원, 810억원을 확보했다.


기업자금 조달 환경을 보여주는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차이)도 올해 들어 가장 큰 축소폭을 그렸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신용안정성이 높아지거나 크레딧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커질 때 축소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0일 기준 크레딧 스프레드는 60.1bp로 연초인 지난달 2일(69.0bp)보다 줄었다. 연초 효과가 나타나는 지난달보다 스프레드 축소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시장은 매년 1월 기관의 자금 집행이 재개되고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연초 효과가 나타난다. 올해는 연초효과가 2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업계는 탄핵정국으로 발행 시장에서 연초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발행 시장이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면서 발행 시장에 훈풍이 계속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연말 (탄핵 정국에 대한)우려와 달리 발행 시장은 무난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전망에 관해서는 “현재 시장금리와 기준금리가 역전돼 있어 상대적인 금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채권 시장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가격에 많이 반영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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