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세력 같이 하면 당에 희망 없어”
“조기 대선 열리면 한동훈 확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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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주최로 열린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가 위기라는 판단에 계엄을 선포했다”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윤 대통령 혼자만의 판단”이며 “자신의 정치적 능력의 한계에 봉착해 벌어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일반 국민이 보기에 진짜 나라가 위기 상황에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의 주장에)누구도 납득을 못한다”고 했다.
구속 기소된 윤 대통령이 전날 면회 온 김기현 전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이러한 주장과 함께 “당이 자유수호 주권회복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해 주면 국민의 사랑을 받지 않겠나”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자유수호라는 말을 일반 국민이 납득을 못한다”며 “도대체 무슨 자유가 침해됐기 때문에 계엄이 선포됐다는 이야기냐”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대해 “그건 윤 대통령 본인 상상 속에서 나오는 얘기이지 현실과는 거리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재차 반박했다.
시일이 지날수록 보수가 결집하는 속도가 강해지는 데 대해선 “그건 착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5만명이 몰린 것을 두고 “대구와 경북지역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배하는 지역이다. 아마 의도적으로 그런 집회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걸 가지고 보수가 결집하고 대단한 세력처럼 과시하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극우세력은 항상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다. 그들과 같이 가선 당에 희망이 없는 거다”라며 “당이 미래지향적으로 가야지 자꾸 과거에 집착하면 희망이 별로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에 대해 “획기적인 변화를 하지 않는 이상 재집권하기는 굉장히 힘들 거”라고 전망했다.
그는 “조기 대선이 열리면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를 완전히 실패한 정권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목표를 지향해 가지 않는 이상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이)윤 대통령과 관계를 끊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예를 들어 비상계엄이 성공했다면 대한민국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을 거라는 걸 상상해 볼 수 있다”며 “그동안 대한민국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라는 것을 세계에 자랑하고 살았는데 그것이 중단되는 상황,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굉장히 정치·사회적으로 혼돈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한동훈 전 대표가 당내 경선을 통과할 가능성에 대해 “당에 탄핵 반대 목소리가 크다는 건 의원들 중심으로 나오는 얘기이지 실질적으로 모든 당원이 찬성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지난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63% 절대 다수가 한 전 대표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 뿌리가 아직 없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한 전 대표는 사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계엄은 안 된다고 하는 소신을 피력한 것 아니냐”며 “대선이 조기에 열린다면 어느 후보 보다도 한 전 대표가 확장성이 제일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기 대선은 계엄이 잘못된다는 것, 탄핵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이라며 “그러면 거기에(계엄) 가장 앞장서 반대했던 사람이 가장 유리한 입장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선두를 달리는 결과에 대해선 “지금 여론조사를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탄핵이 인용돼서 조기 대선이 이뤄지면 일반 국민 여론도 상당히 달라진다”고 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우클릭’ 실용주의 행보에 대해선 “현실감각에 조금 가까워지지 않았나. 좌니 우니 이런 것보다 국민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제일 관심이 많으니까 현실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며 “‘우클릭’이라고 얘기할 필요 없고, 비난할 요인은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