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요법보다 효과 우월, 연세암병원 연구팀 비정형 EGFR 폐암 新치료법 연구 발표

[세브란스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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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비정형 EGFR 유전자 변이 폐암의 기존 치료법보다 훨씬 효과가 높은 치료법을 증명한 임상 실험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홍민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윤미란 교수, 오승연박세원 연구원 연구팀은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이 레이저티닙 단독 요법보다 치료 효과가 우월하다는 연구 결과를 11일 밝혔다. 이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메디슨(Cell Reports Medicine)’에 게재됐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10명 중 3~4명은 EGFR 돌연변이를 보인다. 이 중 10% 가량이 비정형 EGFR 변이로 분류된다. 대표적으론 G719X, S768I, L861Q 등이 있으며, 두 가지 이상 변이가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현재 비정형 EGFR 변이 치료제로는 2세대 EGFR 표적항암제 아파티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일부 변이에 대한 효과가 제한적이고 내성이 발생하면 대체 가능한 옵션이 부족한 게 한계다. 3세대 EGFR 표적항암제인 오시머티닙 역시 치료 효과를 입증했지만 변이마다 보이는 효과가 다르다.

연구팀은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과 EGFR-MET 이중 표적 항체 아미반타맙을 병용했다.

EGFR 활성 돌연변이를 발현하도록 설계한 마우스 유래 세포주, PDO(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와 PDC(환자 유래 세포) 모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병용 치료는 기존 단일 요법보다 종양 억제 효과가 더 뛰어났다.

PDO 실험에선 병용 요법이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한 단독 요법보다 약 1/6 수준의 용량만 필요했다. 또 암세포의 성장 주기가 G1기(세포가 증식하기 위한 다음 사이클 시작 단계)에서 정지했다.

단독 요법에 내성을 획득한 환자 세포로 만든 PDC을 통해선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ADCC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살상할 수 있도록 돕는 기전이다.

동물 실험에서도 병용 요법은 종양 억제 지속성을 보여줬다. 단독 요법은 치료 중단 후 바로 종양 성장이 재개됐으나, 병용 치료는 중단 이후 약 90일 동안 종양이 자라지 않았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40% 정도가 종양 축소를 보였고 무진행 생존기간은 기존 단독 요법보다 훨씬 긴 16개월 이상을 기록했다.

홍 교수는 “병용 요법이 인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살상할 수 있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을 활성화하는 기전으로 기존 치료법 내성을 극복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작년 미국 임상암학회에서 발표됐던 비정형 코호트 연구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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