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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시민이 두고 간 편지와 꽃, 과자, 인형 등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여교사가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 A양을 흉기로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A양의 부모가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양을 찾았고 현장 상황을 전해들었다고 밝힌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비공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교실이 도청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사 인증을 해야 가입할 수 있는 비공개 커뮤니티의 댓글이 확산했다.
공개된 댓글을 보면, 일부 교사들은 초등생 피살 사건에서 숨진 A양의 아버지 B씨가 딸의 휴대전화에 설치돼 있던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변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고 말한 점에 집중했다.
이 앱이 깔려 있으면, 전화를 걸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주변 소리가 부모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교사들은 특정 앱을 거론하면서 “저 부모가 몰래 녹음하고 있었다는 것 아니냐”, “(피해자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내 수업시간에도 저런 부모가 있을 수 있겠다”, “소름 끼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교실에서 애들한테 휴대전화 끄라고 해야겠다”, “가방이나 사물함에 넣어놔도 교실 소리 다 듣는다는 괴물 같은 앱이라고 한다”, “불법 도감청 조장하는 앱은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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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과 관련한 초등 교사들의 반응. [초등 교사 커뮤니티] |
앞서 A양의 아버지인 B씨는 전날 사건 발생 후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교사는 우울증에 의해 자기 분을 못 이겨서 아무 죄도 없는 아이를 죽였다. 앞으로는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며 “딸을 찾기 시작했던 오후 4시 50분쯤부터 약 1시간 후 딸을 찾을 때까지 모든 소리를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B씨는 “이미 아이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늙은 여자의 달리기하는 것 같은, 숨이 휙휙 거리는 소리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커뮤니티의 교사들은 해당 앱이 미국 업체가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자녀 위치 추적 등 기능이 있는 앱일 것으로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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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 시민들이 두고 간 편지와 국화꽃이 놓여 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께 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서는 다친 채 발견된 교사 C(40대)씨가 A양을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편,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1학년 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우리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대전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가 8살 여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초등학교 건물 2층 돌봄교실에서 10~20m 정도 떨어진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A양과 이 학교 여교사 C씨가 A양의 할머니와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A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C씨는 자신이 한 범행이라고 시인했다. 정교사인 C씨는 우울증 등의 문제로 휴직했다가 지난해 말 복직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