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관·원·선’ 한화 3세들 사업재편 가속

한화에어로, 한화오션 지분 추가
김동관 한화오션 영향력 확대
김동원, 다보스 참석 등 해외 집중
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



한화그룹이 오너가 3세인 3형제(김동관·김동원·김동선)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3000억원을 투자해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한화오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 3남인 김동선 한화 부사장의 사업 영역은 기존 유통, 로봇에서 반도체 장비까지 확대됐다.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10일 이사회에서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주당 5만8100원(전날 종가 기준), 약 1조3000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등 4개사가 보유했던 한화오션 지분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은 34.7%에서 42.0%로 증가, 한화오션 최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방산 및 조선해양 사업에서 한화오션과의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방산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1억달러(1500억원)를 투자해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한화오션 내 김동관 부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군함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조선업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룹 내 방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 수주 실적을 늘리기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및 만찬회에 참석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과 방산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했다.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비전에 이어 한화세미텍을 맡게된 것이다. 사업 영역은 기존 유통, 로봇에 이어 반도체 장비까지 넓어졌다.

한화세미텍은 표면실장기술(SMT) 장비, 반도체 후공정 장비,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인수하면서 반도체 제조 솔루션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이뤄낸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그룹의 사업 재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항공·우주·에너지,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로봇·반도체 장비 사업을 맡는 구도가 더욱 명확해진 것이다. 한화생명을 필두로 그룹 금융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동원 사장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등 해외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3형제들이 이끌고 있는 기업의 사업장에 각각 방문, 3형제들의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8번 현장을 방문했다. 김승연 회장이 방문한 사업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 센터와 한화오션 시흥 R&D 캠퍼스, 한화로보틱스 본사, 한화생명 등이다.

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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