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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김종국 GYM JONG KOOK’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425만명에 가까운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가 2월 들어 6% 넘게 상승하며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간 수익률에서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가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대)’ 고지를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4% 오른 5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0일 이후 정확히 한달 만에 5만5000원 대를 회복했다.
전날 기록한 일간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8일 기록했던 5.98%(3200원) 이후 석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2월 들어서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2월 첫 거래일인 지난 3일엔 장중 5만800원까지 떨어지며 ‘5만전자’ 선이 위협 받았지만, 전날 장중엔 5만5900원까지 오르면서 5거래일 만에 10.04%나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2월에만 6.11%(5만2400→5만5600원) 올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2차 자사주 매입안 등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된 만큼 2차 자사주 매입안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자사주 중 3조원 규모의 1차 매입은 오는 12일 완료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나머지 7조원에 대한 2차 매입안이 조만간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고는 하지만, 삼성전자 주주들의 입장에선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날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투자자의 평균 단가는 6만6711원으로, 평균 수익률이 -16.66%에 이른다. 수많은 ‘삼전개미(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소위 ‘물린’ 상황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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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 신동윤 기자 정리]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424만7611명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식 가운데 독보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방송 등에 출연해 거듭해 주식 투자 등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온 가수 김종국 씨도 지난 2022년 9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종국 GYM JONG KOOK’에 출연한 방송인 유재석 씨에게 “형 내가 주식 안하는 거 알지?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샀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7만3520원이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의 작년도 4분기 확정실적 발표 이후 IBK·신한·대신·한국투자 등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대폭 낮춘 결과다. 2월 들어 보고서를 낸 곳 중 가운데 가장 낮은 목표주가는 6만8000원(iM증권)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데 베팅하는 분위기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잔고 금액은 9888억원으로 지난해 11월 19일(1조원)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투를 통해서라도 주가 반등에 따른 차익 실현을 노리고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 기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용 반도체 부문 경쟁력에 대한 의문 부호가 짙어진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엔 중국 AI 개발업체 딥시크의 등장에 따른 충격과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등의 악재가 잇따랐다.
빚투 규모에서도 볼 수 있듯 연초 들어 삼성전자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는 뜨겁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는 전날 종가까지 삼성전자 주식 1조19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 종목별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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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
올해 1분기가 삼성전자의 실적 저점이 될 것으로 보는 증권가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점도 삼전개미의 투심에 불을 지피는 요인으로 꼽힌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모바일 신제품 효과로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선전이 예상되지만, 통상적인 비수기에 더해 HBM의 공백기로 연간 실적이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면서도 “주가 회복 속도는 현재 진행되는 선단공정 개발과 파운드리 수율 개선 작업, HBM 경쟁력 확보 같은 기술 경쟁력 회복과 동행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삼성전자 주가는 노이즈를 대부분 반영한 것”이라며 “주가 하락에 대한 걱정보다는 주가 반등 조건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사건 1·2심에서 잇달아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벗어난 점도 주가엔 호재란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2016~2025년) 지속된 최고 경영자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며 “2019년 이후 미등기임원인 이재용 회장은 올해 3월 주총에서 등기이사 복귀로 책임경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중심의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10조원 규모 자사주 외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외에도 ▷대형 인수합병(M&A) 빅딜 ▷글로벌 업체와 AI 분야 합작법인(JV) 설립 등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 중 미·중 정면충돌이 본격화하고 있는 점은 향후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 변동성을 가중할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HBM 매출 일부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어 미국의 중국 제재 영향도 피해 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중국 고객사에 삼성전자의 HBM이 탑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미국의 중국 제재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HBM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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