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 합의 위반 주장하며 인질 인도 연기
이스라엘 “인질 석방 무기한 연기는 합의 위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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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5일 정오까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전원을 석방하지 않으면 가자 지구 휴전이 취소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가 발표한 인질 석방 연기 방침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이건 내 의견이며, 결정권을 가진 이스라엘이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그는 또 석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온갖 지옥과 같은 현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하면서 “토요일(15일)에 풀어줄 예정이던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인) 인질 인도는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하마스의 인질 석방 무기한 연기 방침에 대해 합의 위반이라며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요르단과 이집트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수용을 거부한다면 양국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중단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 살던 기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으로 강제이주시킨 후 미국이 가자지구를 넘겨받아 재건하고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집트 정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어떠한 타협에도 반대한다”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주변국 강제 이주에 완강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테러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15개월 만인 올해 1월 19일 휴전이 발효되면서 일시 중단됐다. 하지만 양측 모두 상대편이 휴전 합의사항을 위반하고 있다며 상대방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어 휴전 협정 파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휴전을 중재한 요르단과 이집트 등 주변국들 역시 미국의 가자 주민 이주 계획 등에 반발하고 있어 전쟁 재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